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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Jul 14. 2019

함께 일하던 동료가 이직을 합니다.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수 없는 이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퇴사 소식을 종종 듣게 됩니다. 더 좋은 직장을 찾아서, 전문 분야에 대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 만의 사업을 펼치고 싶어서, 출산 후 육아와 가정에 전념하기 위해, 혹은 건강상의 이유 등 퇴사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의 퇴사 소식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휑 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동안 업무상 가깝지 않은 직원의 퇴사 소식도 그렇지만 같은 부서, 같은 팀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의 퇴사 소식을 들으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실감이 들곤 합니다. 


단순히 함께 일하던 동료의 빈자리 때문일까요? 아니면, 모두들 꿈을 품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용기 있게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데 나만 늘 똑같이 돌아가는 쳇바퀴 안에 남겨진 듯한 느낌을 받아서 일까요? 


지난주, 함께 일하던 동료의 퇴사 소식을 들었습니다. 4년 가까이 함께 하며 인간적으로도 많이 가까워졌고, 일하면서도 소위 말하는 케미도 잘 통하는 동료입니다. 게다가 업무 능력도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탐내는 친구입니다.


그런 동료가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의 직장으로 이직을 한다고 합니다. 이직하는 곳에서는 지금 이 회사보다 고생도 좀 덜 할 것이고, 물질적인 대우도 더 좋아질 것이고, 향후 5년 이후를 봤을 때에도 그 친구에게 딱 알맞는 그런 직장입니다.


마음을 다해 축하하며 쿨하게 보내고 싶지만, 마음 한켠에는 그냥 이대로 곁에 붙잡아두고 싶기도 합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기업의 인사담당자 413명을 대상으로 퇴사하려고 하는 직원을 붙잡은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퇴사하는 직원을 붙잡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 팀워크가 좋은 인재, 회사에 충성도가 좋은 인재, 대체 인력 채용이 어려운 인재, 거래처와 관계가 좋은 인재들을 주로 붙잡는다고 합니다.


이 친구 역시 업무 능력, 팀워크, 대체 불가함, 거래처와의 관계 등 모든 면에서 보내고 싶지 않은 인재입니다.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수 없습니다.


마음 같아선 이렇게 울고 떼쓰고 울고 싶네요 (출처 : 슈퍼맨이 돌아왔다)


위의 조사에서 약 73%의 인사 담당자가 직원의 퇴사를 막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제시한 경험이 있었다는 결과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시한 조건으로는 ‘연봉 인상’이 가장 많았으며, 승진, 휴직, 팀 및 부서 이동, 직무 교체 등을 꼽았습니다.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이직하는 친구를 붙잡고 싶지만, 붙잡을 수 없습니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직 차원에서 더 높은 연봉이나 더 나은 복지를 제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업무 특성상 유난히 더 스트레스를 받았던 부분을 해소해주기도 어렵습니다. 지금은 고생하더라도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는 조금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함께 일하고 싶을 만한 조직의 명확한 비전이나 사명감, 가치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붙잡아두기 위한 조직의 준비도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보스턴 소재 컨설팅사인 커리어 스트래티지스(Career Strategies)의 대표인 프리실라 클래먼(Priscilla Claman)은 직원의 갑작스러운 퇴사가 주는 정신적인 충격은 상당히 크고, 특히 그동안 퇴사 예정자에게 많이 의존해 왔다면, 버림받았거나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핵심 인력의 부재로 인해 정신적, 실질적으로 공백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는 이제 한 달 여 동안 지금의 업무를 정리하고 다른 일터에서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평소처럼 일과를 보내지만 마음 한 켠의 허전함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남겨진(?) 조직도 준비가 필요하겠죠. 인재 확보 계획도 세워야 하고,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 조직에서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더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친구가 앞으로 꽃길만 걷길 응원합니다.


이직하는 친구가 좋아하는 애비츄 이미지로 이 마음을 달래봅니다. (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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