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이라는 숫자
산부인과에서는 이틀 뒤에나 피검사 결과를 문자로 통보해 주겠다고 했다.
이틀 동안 최대한 잊어보려고 애쓰며 지냈다.
좋은 결과면 좀 더 빨리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하루종일 핸드폰이 신경쓰였다.
그러는 동안 더이상 갈색혈은 보이지 않았다.
생리가 올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이틀 뒤 아침. 문자로 보내준다던 산부인과에서는 전화가 왔다.
피검사 결과 수치가 62.6이니 정상임신이 맞다고.
몇이 넘어야 정상임신인거냐고 물으니 10만 넘어도 정상임신으로 본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주 정도에 초음파를 할때 아기집이 꼭 보여야 한단다.
서둘러 전화를 끊고 또 폭풍 검색.
나 정도의 수치라면 겨우 4주정도나 된 아주 극 초기의 임산부인 것이었다.
그리고 아기집이 보이려면 1000이 넘어야 한다고. 62.6부터 1000까지..
너무나 아득해 보였다. 고작 60이 1000이 되려면 얼마나 애써야 할까.
그러나 그것은 내 자궁에 자리잡기로 한, 아직은 세포에 불과한 작은 것의 의지에 달려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내 삶을 충실히 살고 엽산을 먹는 것. 그것 뿐이었다.
또 심란한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