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펜서, 보비트, 듀이 등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 자신의 철학과 신조를 밝히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 ‘무엇’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정하여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타일러(Ralph W. Tyler, 1902-1994)가 교육과정에서 또한 중요한 까닭은 앞서 학자들이 밝힌 ‘무엇’을 어떻게 선정하고 반영하고 확인해야 하는지를 합리적인 개발 모형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타일러의 교육과정 개발을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교육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교육목표의 원천은 3가지-학생에 대한 연구, 사회에 대한 조사연구, 그리고 교과 전문가의 제언이다. 이 세 원천을 고려하여 잠정적인 교육목표를 설정한다. 이 잠정적 교육목표는 교육철학 전문가들과 학습심리학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받는다. 교육철학으로써 그 목표의 가치를 검증받고, 학습심리학으로써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검증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명세적인 교육목표가 수립된다.
교육목표가 수립되었다면, 목표 달성을 위한 학습경험이 선정되어야 한다. 학습경험이란, 교육목표를 달성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험을 일컫는다. 학습경험은 반드시 학생이 해당 경험을 실천해볼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어야 하고, 실천함으로써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또 학생이 수행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경험은 같은 교육목표를 위한 것이라도 다양한 것이 있을 수가 있고, 또 하나의 학습경험은 단일한 교육목표가 아닌 여러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타일러가 말하는 학습경험은 곧 교육과정이다. 타일러에 따르면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은 준거에 따라 조직되어야 한다. 첫째, 계속성이다. 교육과정 요소들은 수직적으로 반복되며 지속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둘째, 계열성이다. 반복되는 교육과정 요소는 동일 수준의 반복이 아닌 점차 어려운 수준으로, 심도있게 확장된다. 셋째, 통합성이다. 한 교과에서 다루어지는 요소는 다른 교과에서도 활용되고 응용되어 통합된다.
교육과정에 있어 타일러의 가장 큰 공은 ‘평가’에 있다. 타일러는 교육목표를 수립하고 교육과정 및 학습경험을 수립한 후 교육목표가 과연 달성되었는지를 짚어야 함을 중시하였다. 즉, 교육과정 개발과 평가를 통합하여 평가를 교육과정의 한 부분으로 통합시켰다. 평가는 앞선 절차들이 실제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또한 다음 교육과정 개발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다. 평가의 대상은 학생들의 행동이며 학생들의 행동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필기시험, 관찰, 면접, 질문지, 작품 수집, 기록부 등 여러가지가 활용될 수 있다. 행동상의 변화의 증거를 제공한다면 그 방법은 어느 것이든 허용된다. 다만 활용된 평가도구는 그 객관성, 타당성, 신뢰도를 검토받아야 한다. 또한 평가는 한 번으로는 변화를 알 수 없기에 충분하지 않고 최소 초기-후기에 2회 이상 진행되어야 한다.
타일러의 교육과정 원리가 제시되고 교육현장에서 널리 사용되었다는 것은 학창시절을 회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학년이 거듭되면서 반복되면서 확장되었던 교과 내용과 한 교과에서 배운 원리를 다른 교과에서 적용했던 경험은 쉽게 그 예시를 떠올릴 수 있다. 타일러의 목표중심 교육과정 개발 모형이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목표가 과연 평가 가능한 행동목표로 진술될 수 있는가, 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타일러가 간과하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학습경험을 선정하면서 해당 학습경험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일러도 모든 결과와 목표가 진술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다만 핵심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는 의도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문헌
Tyler, Ralph W(1996). Tyler의 교육과정과 수업지도의 기본원리. 서울: 양서원.
그림출처:
타일러 사진 https://photoarchive.lib.uchicago.edu/db.xqy?one=apf1-11293.xml
타일러의 교육과정 개발 모형 https://leeza.tistory.com/3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