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반 60페이지정도 읽은 책이다. 괴산도서관엔 있는 책이 별로 없어서 이것도 내돈내산이다..ㅎㅎ 다 읽을 가능성이 희박해서 우선 지금까지 읽으면서 느낀바를 좀 써보고자 한다. 좀 훑어보니 이런 종류의 책이 흔이 그렇듯 했던 얘기 반복과 또 반복이다. 물론 그래야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각인이 되기는 할테다.
제목이 마인드셋인데, 책에서 주지하는 바는, 사람은 고정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있고 성장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고정 마인드셋이란 사람이 날때부터 재능이나 지능 기질 등을 타고났기에 바꾸기 어렵다고 보는 관점이고, 성장 마인드셋은 위의 것들이 타고나서 고정된 것이 아니고 환경이나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렇기에 고정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나 지능이 정해져있다고 보기에 자신의 능력밖의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도전해서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꺼린다. IQ테스트나 시험성적 같은 것으로 그 학생의 능력을 판단하는 것 등이 고정마인드셋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정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실패를 마주했을 때, '나는 역시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성장 마인드셋은 반대로 나의 능력이나 재능이 고정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렇기에 어려워보이는 과제도 노력해서 성공시키려고 한다. 실패를 만났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만났을때도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여긴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의 능력과 재능을 한정짓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그런 이야기를 안하려고 한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썼듯이 내가 이날까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난이 닥쳤을 때 좌절하지 않는 끈기와 인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믿고 사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너는 똑똑해', '너는 지능이 뛰어나'라고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 또한 그 아이에게 고정마인드셋을 주입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자란 아이는 자신이 똑똑해보이지 않을 상황이 오면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고, 시험결과 같은 것이 나쁘게 나오면 사실 자신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좌절하게 될 것이기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어른들은 어린 아이들을 판단해서 어느 수준이라고 가두어버리는 것을 참 좋아한다는 걸 느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시골의 작은 학교였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 두루두루 알고 지냈기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누구의 자식인지 알고 있었다. 나는 학교에 다니면서 어른들은 은연중에 아이들에 대한 평가의 시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떤 아이들은 뭔가 특별한 것을 이룬 것이 없음에도 어떤 부모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행실이 바른 이장의 자녀는 뭔가 공부도 잘하고 똑똑할거라는 기대를 했다. 나는 그런 주목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기에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잘 모르는 입장에서 보면 '저 아이들은 내겐 없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말이다. 그랬기에 중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치른 시험에서 (낮은 점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교 4등을 했을 때는, 내가 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나도 의아했다. 그게 내 점수라고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 뒤로 나는 내 점수라고 생각한 점수로 내려왔고, 나는 그게 편했다.
반대의 경험도 있다. 이 경험이 내게는 더 치명적이었는데, 고등학교 내내 내 성적은 중상위권 정도였다. 한번도 내가 공부를 아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큰 목표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공부를 했었다. 첫 수능이 만족스럽지 않아 재수를 했는데, 운좋게 내가 생각지도 못한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뒤로 나는 '내가 사실 이정도의 사람이었구나'하는 우쭐함을 느끼는 동시에 그 대학에 걸맞는 사람으로 보여야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을 느꼈다. 나는 '그 대학 학생'이라는 고정마인드셋이 생겨버린 것이다.
이것은 대학교를 졸업한 뒤로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었다. 딱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적어도 '그럴싸해 보이는' 직업을 선택해야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돈을 벌기위해 아무일이나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 누가 나를 보면 쪽팔릴거야, 라는 생각이 내 마음을 좀 먹었다. 그래서 내가 학원일에 절망적일때 결혼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해서 아이엄마가 되는 것은 누가보아도 중립적이니까 말이다.
사실 수능과 대입은 우리나라의 사람들의 '고정마인드셋'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니 말이다. 좀 더 나은 낙인이 찍히고 싶어서 그렇게 죽을 고생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도 위와같은 대학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꿈에는 대학교 수업을 성실히 듣지 않아서 낙제의 위험이 있는 상황, 졸업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것이 자주 나온다.
그것이 나를 너무 괴롭히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절대 '너는 똑똑하다'라고 주입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의 능력을 한계짓지 않는 것, 실패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의지, 끈기, 고난을 버틸 인내. 그래서 난 이런 것들이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초반에 나온 이러한 성장마인드셋과 고정마인드셋에 관한 내용은 어느 정도 공감은 한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큰 감명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의 내용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나는 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다.
분야가 무엇이 되었든 내가 무언가 성취를 이룬 순간을 떠올려보면, 그것은 이 책에서 말한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온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이 힘들지만 나는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력을 한 것이 아니라, 나는 공부가 싫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내가 취미로 했던 춤이나, 사진 등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어렵지만 나는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난 재밌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러다가 차츰 실력이 나아졌다. 물론 나는 마음을 단련해본 적은 없었기에 노력은 아마추어수준에서 끝나고 성과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았지만, 노력에 있어서의 방법적인 부분이 추가됐다면 더 좋은 성과를 이뤘을거라고 생각한다.
즉,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자님의 말씀과 같다.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라'.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고등학교때 어느 만화에서 본 이 말은 지금까지도 내 마음에 진리로 남아있다. 어떤 일에 임함에 있어서 즐기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는 것 말이다.
즐겨야 잘할 수 있다, 이것은 어찌보면 고정마인드셋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내가 즐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찾고 있으니 말이다. 즉, 나는 무엇을 가장 좋아하도록 태어난 사람인가를 말이다. 내게는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나의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한다는 압박을 주지는 않겠지만, 진정 좋아하는 것에 푹 빠졌을 때의 그 희열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 노력은 저절로 따라오게 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