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야!!
대학교 신입생 오티 때,
평소 내성적이었던 나는 그날따라 무엇 때문이었는지 텐션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지금 흔히 말하는 인싸였던 한 아이와 친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개강 이후, 나는 원래의 나처럼 튀지 않는 그냥 누군가 정도로 학교생활을 했고, 오티 때 만났던 그 인싸친구는 그런 나의 모습에 좀 실망했었는지 한 술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너 오티 때 되게 재밌는 애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없어서 같이 다니기 싫다고.
잘못한 건 그 애인데,
나는 그 화살의 방향을 나로 돌렸다.
이후 관계가 안 좋게 흘러갈 때마다,
상대가 나를 피한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매번 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재미없나?
나랑 있으면 지루한가?
어그러지는 관계들은 그 이유 때문이 아니었는데
매번 족쇄처럼 엮여서 나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근데 사실 지금도 비슷하다.
드라마틱하게 생각이 나아지진 않더라.
그래도 좀 달라진 건,
재미가 있든 없든 이게 나인걸 어쩌라고,
나도 그런 생각으로 사람 만나는 너 같은 애,
진짜 별로야.
라고 네 탓을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