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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bolee Nov 27. 2023

허기진 마음

 함께 할 때 비로소 채워지는 공백 

오늘 아침에 빛이 들어오는 커튼 반투명한 흰 커튼 사이로 녹아든 빛 그 밑에 희고 도톰하고 깨끗한 이불과 밖으로 조금 삐져나온 발. 그 발에 내 발을 가져다 댔을 때 느껴지는 온기. 왼쪽으로 자느라 뻐근해진 어깨를 풀려고 몸을 반대로 돌렸을 때 나를 향해 팔을 뻗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가 숨을 쉬며 나에게 다가와 나의 왼쪽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 묵직하게 엉겨 굳어버린 어깨가 마법처럼 풀리는 기분과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설렘이 주는 하루에 대한 기대. 그래서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특히 창문이. 넓은 창문과 그 밖에 보이는 풍경과 맛있는 카페와 멋진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와 눈을 사로잡는 조명과 장식으로 뒤덮인 골목 사이를 누비며 만나는 낯선 이들의 얼굴에 보이는 흥분된 들뜬 열감이 고스란히 내 가슴에 전해질 때의 기쁨이, 그것이 나의 첫자리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우선순위는 그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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