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이상 기후

poem | 수목원길 걷다 마주친 손끝의 떨림

by LAO JuNE

띠링-하고

휴대폰 울리며 들어온 문자 메시지


반짝- 액정 너머 보이는

발신인의 이름만 살짝 보고는

메시지를 열어보지는 않고

괜스레 올라가는 입고리만 헤벌쭉-


따끈따끈하게 배달되어 온 설렘에

발갛게 달아오른 상기된 볼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특별한 이야기야 있었겠냐마는

처음 사랑을 시작하던

그때의 부끄러움과 설렘이

문득 그리워진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그해 겨울, 엘리뇨라도 온 것일까

추웠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늦은봄 이른 여름, 비토섬 캠핑장




2009년 10월 18일

당신을 만나고 '우리 사귀자'라고 얘기하던 그 떨림이 직도 느껴집니다.


2009년 10월 24일

경남수목원 숲길을 걷다 손끝의 스침에 자석처럼 이끌려

처음으로 손잡았던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손에 땀이 나도... 한 번 잡은 손 놓기 싫어서 내내 손 꼭 잡고 한참을 걸었던 그날이 떠오릅니다.

번 잡았다고 얼마나 어색하던지...... .


진짜 이상 기후가 찾아온 건지 급히 봄을 스치고 후끈한 여름으로 향하는 오늘-

그날의 풋풋함이... 나의 사랑하는 쭈씨가...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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