猫緣[묘연]

poem | 얽히고설킨 선물 같은 인연

by LAO JuNE

누군가가

'끊어진 실'의 매듭을 다시 묶어

이어준 인연-


누군가가

'얽혀있던 실'의 매듭을 풀어

이어준 인연-


감사하지 않은

인연은 없다.




인연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 같다.


노는 게 좋아 결혼은 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쳤던 내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다.

우리 부부의 인생이 아이보다 소중하기에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얘기했었던 내가 지금은 "우리 두 딸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하고 말한다.

'얼마나 먼 곳에서 시작된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하고, 참 감사한 인연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얼마 전까지 살아있는 건 아이들만 키우겠노라고 얘기했었다. 아이들 키우는 것만도 내 삶의 팔 할을 바쳐야 하는 일이다.


함께 자라고 있는 둘째 잼씨와 이제는 '청년 고양이 로나'
KakaoTalk_20220407_164005928_01.jpg
KakaoTalk_20220407_164005928_02.jpg



그러던 내가 우연히 아기 고양이 로나를 만나고, 지금은 함께 살고 있다.

길가에 주차되어있던 차 보닛에 갇혀 있던 아이-

코로나가 무섭게 시작하던 2020년 초부터 함께 살게 돼서 '코로나' 줄여서 '로나'라는 이름으로 猫緣묘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심장사상충 접종을 하러 병원을 다니고, 어제는 울음소리가 이상해서 정신없이 들쳐 안고는 동물병원 야간진료를 다녀왔다.

아빠가 없으면 자꾸 문 열어 달라고 야옹야옹거려서 거실에서 함께 잠을 자기도 하고, 좋다고 할퀴고 물어서 팔과 다리는 온전할 날이 없다.

받는 것 없이 생각나고, 걱정되고, 보고 싶은 묘한 녀석.


앞으로도 내 삶에 나타날 얽히고설킨 선물 같은 인연이 기다려진다.

매거진의 이전글네 모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