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Port' from GOBI to SIBERI

essay | 나는 나그네가 될 준비가 되어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by LAO JuNE

나는 나그네가 될 준비가 되어있을까?

김경주 작가의 공상처럼 빈털터리가 되어 낯선 도시에 도착할 수 있을까.

그 비어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른 새벽 호텔 라운지에서 김경주 작가의 패스포트와 커피 한잔



지방(서울이 아니면 모두 지방이니까)의 국립대학 97학번 국어국문학과 졸업-

그 시절 난 신춘문예로 등단만 하면 작가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주제도 모르고...

나 정도의 필력이면 글 쓰는 일로 행복하게 먹고살 수 있으리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난 신춘문예 등단의 문턱은 밟아보지도 못했고,

난다- 긴다-하는 선후배들의... 최종심에서 아쉽게 탈락했다는 비보만 가끔 접할 수 있었다.

물론, 로또 같은...... 등단의 길로 들어선 이들의 소식은

나에게 까지 전해지지 않아 모르겠다.


주간지 기자로 잠시-

월간지 기자로 잠시-

원고를 교정해주는 회사에서 잠시-

컴퓨터를 못 다루는 작가들의 원고를 타이핑해주는 아르바이트 잠시-

광고 제작 프로덕션에서 작가로 잠시-


글 쓰는 직업은 '잠시' 나의 생계를 지탱해 줄 수는 있었지만, 안전한 미래를 담보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신춘문예 등단이 더 이상 로또가 아니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


솔직하게


나에겐

빈털터리가 되어...

낯선 도시에 머무를 용기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꿈은 잠시 잠들었고... 나는 평범하고 안락한 오늘을 선택했다.


김경주 작가 패스포트




얼마 전 중고서점에서 만난...

2007년 발행된 김경주 작가의 산문집 서두 몇 소절이

20대의 날 그립게 만들고,

40대의 날 부끄럽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웠던 꿈을 언젠가는 깨워낼 수 있기를..

나는 '욕심'을 부려본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잠에서 깨어

가족들이 깰까 봐

책을 들고 호텔 라운지로 내려와

커피 한잔을 부탁해 마시며

책도 읽고 글도 끄적인다.


일상에서 떨어져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오늘

나는 '아빠'도 '남편'도 직장에서의 누구도 아닌 그냥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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