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 늦은 Prologue프롤로그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겨울바다보다는 여름바다를 더 좋아한다.
계절도 여름을 좋아한다.
뜬금없지만......
그래서인지
내가 살고 있는 釜山부산이 나는 좋다.
2010년 처음 라오스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외국인 장기 여행자들과 일부 배낭여행객들에게만 아름아름 소문난 조용한 곳이었다.
비엔티엔을 지나 방비엥에 도착한 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른들의 나라에 살던 내가 후크선장의 배를 타고 피터팬의 Neverland에 도착한 기분이랄까.
방비엥을 둘러싸고 있는 비현실적인 기암절벽-
깊은 황톳빛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남쏭강-
강을 따라 드문드문 보이는 통나무를 엮어 만든 방갈로-
흙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과
차가 지나가면 새삼스럽지 않다는 눈빛으로 멈춰서는 한 무리의 소들까지-
정갈하게 멋을 낸 내 모습이 어색해진 그곳은...... .
그 순간 내 영혼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감사하게도 그 뒤로 몇 번 더 라오스를 찾을 수 있었고, 라오스를 그리워하며 살아낸 십여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나는 남편이 그리고 아빠가 되었다.
신기한 건 家長가장이 되고 나서부터 색깔 안경을 쓴 듯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LAO JuNE'의 눈이 아닌 '아빠 LAO JuNE'의 눈으로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글은 아빠 LAO JuNE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내가 써놓은 글들을 읽다가 세상살이 힘들다고 칭얼거리는 넋두리만 가득한 것 같아서 한동안 컴퓨터 폴더 깊숙이 박아놓고는 글쓰기를 멈췄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다시 꺼내서 읽어보던 나는 그 투정이 '힘들다'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였음을 깨달았다.
Paradox로 가득한 내가 쓴 글을 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그 시들에 짧은 에세이를 덧붙였다. 돌려 말하지 않은 진짜 내 마음.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 . 공감하고 나누고 싶은 내 마음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건 없다.
그래서 나는 힘들면 힘들다 무거우면 무겁다 하지만 사랑한다라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은 이 모든 행복의 시작이 되어준
똥을 닮은 나의 아내- 쭈씨에게 사랑한다라고 이야기하고 하고 싶다.
2022. 4. 8.
설레는 여름이 먼발치 다가오는 볕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