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봄바람
poem | 아쉬운 봄 향이 스치듯 지나간다
늙어서 뻣뻣해진
깻잎 뜯어다
한소끔 쪄내니
보들보들 향긋한 향이 살아난다.
고슬고슬 갓 지은 따끈한 찰밥-
깻잎으로 돌돌 말아 챙겨 들고는
산을 오른다.
옮기는 발걸음 옆자리마다
새초롬하게 새순 내민
봄 쑥 한 움큼-
마른 가지에 꽃 머리부터 내민
성격 급한
진달래 한 움큼-
올랐던 산 길 부지런히 내려와
두둑해진 주머니 풀어놓는다.
쌀가루 눈같이 빻아
찰지게 반죽해서
손 모양 동그랗게 꾹 눌러놓고,
진달래 한 잎, 쑥 이파리 하나 얹어
구수한 들기름에 지져낸다.
봄이 왔다.
입안 가득
아쉬운 봄 향이 머물다
스치듯 지나간다.
아파트 단지 안에도 파릇파릇 봄이 왔다.
그리고 안녕! 하고 인사도 하기 전에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봄이 아쉬운 4월 이다.
엄마가 가끔 해주던 깻잎 말이 밥이 생각났다.
너무 자라서 뻣뻣해진 깻잎을 살푼 쪄내면, 찐 호박잎 마냥 보들보들해진다.
콩, 찹쌀, 맵쌀을 고슬고슬 쪄서 깻잎에 돌돌 말아 한 번 더 살짝 쪄주면 향긋한 깻잎 말이 밥이 된다.
어느새 진달래도 폈단다.
주먹밥 싸들고 진달래 따와서 화전 부쳐먹고 싶은 계절-
찹쌀이랑 맵쌀 섞어 곱게 갈아 주물 주물 반죽해서
진달래 하나 얹고 허전하다 싶으면, 지천에 널린 쑥 이파리 하나 뜯어다 어슷 올려주면 입이 호강하는 '화전'.
얼마나 머물렀다고 봄바람 지나고 여름 바람 저만치 어슬렁거리는 4월 중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