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산을 좋아하고 산을 즐겨 찾는 민족도 없지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전국의 이름난 산이나 근교의 산은 항시 산객들로 붐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에 둘러싸인 땅에서 태어나고, 그 속에서 살다가, 죽어서도 십중팔구 산으로 돌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산행이 주는 감흥과 희열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남다른 특권이다. 그렇지만 그 특권은 아무나 그저 가질 수 있는 특권은 아니다. 어디든 가까이 아름다운 산이 있는 한국에서 태어난 특권이요, 남보다 조금 일찍 하루를 여는 부지런한 사람의 특권이요, 고통을 참아 내는 인내심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기대와 목적을 가지고 산행에 나서며, 산행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어떤 감흥을 느낄까? 프랑스의 등반가 리오넬 테레이가 등산을 ‘무상(無償)의 행위’라고 말했듯이, 산에 오르는 까닭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의 말처럼 산행은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아 자기 내면으로 떠나는 모험의 여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산을 찾고 있지만, 몇몇 산서(⼭書) 문학작품이나 산행 정보를 제공하는 글을 제외하면, 산행 중에 자기 자신과 나눈 마음의 대화를 기록한 책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산행 중 순간순간 스쳐가는 느낌과 생각을 글로 남기기란 번거로울 뿐 아니라, 나중에 그 기억을 되살려 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들에 끌려 다니며 산행의 묘미에 빠져들어, 주말마다 산을 찾아다닌 지도 어느덧 십여 년이 훌쩍 지났다. 필자는 어느 때부터인가 힘든 산행 중 순간순간 스쳐 지나는 생각과 감흥의 조각들을 버릇처럼 기록하여, 『나의 아름다운 우리 산 기행』1~2권으로 펴낸 바 있다. 애써 겸연쩍은 마음을 외면하면서, 이제 그 세 번째 편을 세상에 내놓는다.
우리 땅 여러 아름다운 산을 함께 오르며 진심 어린 배려와 우정을 나눈 산행 친구들에게 감사드리며, 특히 준, 만, 호에게 경의와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산에 안겨 자연과 벗하며 사는 로망을 마음 한편에 간직한 독자들과 산행의 감흥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차 례]
I. 산길 둘레길
소요소무의도 / 섬 속의 섬 섬 섬 11
남한산성 / 유네스코 허리티지 트래킹 16
국수봉 / 쌍령전투와 허난설헌 22
도봉산 / 다락능선과 와이계곡 29
예봉산 / 눈 내리는 팔당 36
II. 무위자연 속으로
두타산 / 무릉도원 어드메뇨 43
노인봉 / 무위자연의 숲 50
곰배령 / 천상의 화원 56
대암산 / 안개에 묻힌 용늪 63
태화산 / 슬로우 시티 힐링 산행 74
설악산 / 공룡의 등을 타다 79
III. 안개에 젖은 한강기맥
기맥 줄기를 따라 / 두물머리~청계산 93
용문산의 구름바다 / 비슬고개~용문산 99
산죽의 바다를 걷다 / 운두령~장곡령 105
유명산의 만추 / 유명산~용문산 110
바람과 안개와 가을빛 / 두로령~비로봉 115
IV. 계절은 능선을 넘고
조령산 / 들꽃처럼 바람처럼 125
주왕산 / 계곡에 어린 전설 131
천생산 / 하늘이 내린 산 143
내연산 / 십이폭포와 진경산수 150
용화산 / 악전고투와 활로 160
V. 별과 바다를 품은 산
해명산 / 바다는 산을 품고 169
두륜산 / 선현의 숨결 따라 178
달마산 / 고해와 해탈의 길 185
천관산 / 억새와 다도해의 물결 193
지리산 1 / 가슴에 품은 로망 200
지리산 2 / 산에 안겨 별을 품다 211
지리산 3 / 천왕봉의 일출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