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보는 일에 대하여

우리 몸의 가장 정직한 언어

by 라온재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먹고, 결국 내보낸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이처럼 단순하고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는 배변 이야기를 꺼내면 어색해지고 민망함을 느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좋은 배변은 건강의 고급 지표이며 장수의 징조다.

잘 싸는 사람이 오래 산다. 과학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그렇다.


변의 품격


좋은 배변은 부드럽고 일정하게 나오며, 변기에 한 번에 깨끗하게 내려간다.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며, 미련 없이 시원하게 마무리되면 가장 이상적이다.

배변 후 ‘방금 명상을 한 것 같은데?’ 싶은 느낌이 든다면, 장이 매우 건강하다는 뜻이다.


현대인은 왜 배변이 힘들어졌을까


과거에는 땅을 파고도 잘만 싸던 인류가, 요즘엔 비데와 휴지를 풀세트로 갖추고도 화장실에서 고생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움직임이 부족하다. 일도 앉아서 하고, 여가도 앉아서 보내니 장도 게을러진다.

섬유소가 부족하다. 빵, 고기, 설탕은 넘치지만 채소와 통곡물은 적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많다. 장은 감정에 민감하다. 마음이 불편하면 장도 토라진다.


이런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면서 변은 점점 딱딱해지고,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장수와 장(腸)의 상관관계


장이 건강하면 염증 수치는 낮아지고 면역은 튼튼해진다. 기분도 함께 좋아진다.

뇌보다 장이 먼저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면 노화 속도도 느려지고, 치매 위험도 낮아진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도 90% 이상이 장에서 만들어진다.


결국 꾸준하고 건강한 배변은 단순히 속이 편한 일이 아니라, 인생 전체의 리듬을 조율하는 생리적 기반이다.


배변이 잘 되려면


매일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앉는 습관을 만든다. 앉기만 해도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물을 자주 마신다. 커피는 수분 보충에 포함되지 않는다.

채소, 과일,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한다.

하루 20분 정도 가볍게 걷는 시간을 갖는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한다. 장은 마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행 중 배변이라는 작은 대모험


여행 중에는 배변도 하나의 도전이 된다. 낯선 화장실, 타이트한 일정, 예고 없는 불편함까지 따라온다.

이럴 땐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앉는 루틴을 유지한다. 장소가 달라도 습관은 유지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신다. 생수병은 항상 손에 들고 다닌다. 비행기 안에서도 꾸준히 수분을 보충한다.

과일, 견과류, 요거트는 장을 위한 비상식량이다. 언제든 준비해두면 좋다.

신호가 왔을 때 참지 않는다. 타이밍을 놓치면 장도 쉽게 예민해진다.


변은 인생의 거울이다.


속이 편해야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인생도 잘 풀린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한 번’으로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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