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란?

by 라온재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있다는 말은 오랜 철학적 논쟁의 핵심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아름다움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것일까?


플라톤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다. 그는 이데아라는 개념을 통해, 아름다움이란 감각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보편적이고 완전한 형상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꽃이나 얼굴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은, 그 영원한 아름다움의 이데아가 잠시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데이비드 흄 같은 근대 철학자들은 아름다움이란 단지 감각적 쾌락에서 비롯된 심리적 반응이라고 본다.


이 두 입장 사이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아름다움은 세상에 실재하는가, 아니면 우리의 인식 속에서만 존재하는가? 누구도 정답을 줄 수 없지만, 그 질문을 품는 태도 자체가 이미 우리를 더 깊은 사유로 이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고 참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도에 휩싸인다. 음악, 미술, 자연, 심지어 말 한마디에서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아름다움은 단지 외형에 국한되지 않고, 존재의 깊이, 조화, 감정의 울림을 통해 전달된다.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아름다움은 목적 없는 목적성이라고 말했다. 이는 어떤 실용적 기능이나 이익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우리에게 만족을 준다는 뜻이다. 아름다움은 바로 그 쓸모없음 속에서 가장 깊은 쓸모를 지닌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게 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삶의 아픔과 진실을 아름다움이라는 형식으로 담아낸다. 그들은 고통을 미로 만들고, 고독을 빛으로 바꾼다. 그 아름다움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우리가 아직 인간임을 확인시켜 준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외적인 아름다움과 거리를 두게 된다. 주름진 얼굴, 희미해진 시선, 느려진 걸음. 하지만 그 안에 스며든 시간의 무게, 인내, 깊이는 어떤 외모보다도 더 큰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나이 든 얼굴에는 삶의 이야기와 감정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자연과의 조화가 아름다움의 핵심이다. 도가에서는 꾸미지 않은,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보았다. 젊음과 화려함은 잠시 지나가는 물결일 뿐, 내면의 평정과 조화야말로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빛이 될 수 있다. 말의 온기, 눈빛의 연민, 행동의 절제가 하나의 아름다움이 된다. 결국 아름다움이란 젊음의 특권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의 깊이를 품은 자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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