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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사람

by 라온재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을 부러워한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우연히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마치 인생이 계획대로 잘 풀리는 사람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런 사람들은 단지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그 운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들이다.


한 친구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대학 시절 우연히 한 교수의 연구실에 아르바이트로 들어갔다. 당시엔 그저 등록금을 벌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 그는 전공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졸업 후에는 그 교수의 추천으로 해외 유학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너는 참 운이 좋다고 말했지만, 그는 기회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뿐이다. 비슷한 제안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주어졌지만, 대부분은 귀찮다거나 어차피 안 될 것 같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운은 그들을 스쳐 지나간 셈이다.


또 다른 사례가 있다. 한 여성은 퇴근길에 늘 들르던 카페에서 우연히 한 고객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그 만남이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이어졌다. 그녀는 스스로를 운이 참 좋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녀는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먼저 웃고, 말을 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따뜻한 말 한마디, 열린 태도, 낯선 이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는 습관이 결국 행운을 데려온 것이다.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은 운이 좋은 사람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더 자주 알아차리며,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실험에서 신문을 읽게 하고 사진의 개수를 세라는 지시를 내렸다. 실험 참가자 중 운이 좋다고 말한 사람들은 첫 장에 나온 이 신문에는 총 43개의 사진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빨리 발견했다. 반면, 운이 나쁘다고 말한 사람은 그 문장을 놓치고 끝까지 사진을 하나하나 세었다. 똑같은 신문, 똑같은 지시였지만, 한쪽은 기회를 읽었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운은 눈앞에 있었지만, 준비된 사람만이 그것을 ‘발견’했다.


운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세상을 열려 있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게 무슨 기회일까?를 묻는 습관은 놀라운 방향으로 길을 튼다. 실패했다고 좌절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작은 교훈을 찾는 사람은 다음번에 더 크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운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반복되는 불운보다도, 그 불운을 대하는 방식이 부정적이라는 데 있다. 자기 확신이 없고, 시도하지 않으며, 타인을 탓한다. 그렇게 자신과 세상을 좁게 만들어간다.


운은 언제나 공평하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늦게,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빨리 온다. 하지만 그 운을 어떻게 맞이하고, 무엇으로 바꾸어 내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운을 이미 만나고 있다. 다만 알아채지 못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나는 운이 없을까?에서 나는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로. 질문이 바뀌면, 시선이 바뀌고, 시선이 바뀌면 기회가 보인다. 운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다만 그것을 잡을 용기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진짜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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