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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로 Mar 10. 2021

이간질

샘플 1-1

그는 나에게 동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어느 동료는 내가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고, 또 어느 동료는 업무적으로 딱딱한 말투로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런 얘기는 꼭 둘이 있을 때만 행해졌다. 

이 직업군은 동료들끼리 생산적인 논쟁을 하고,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도 나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내 성격의 반의 반의 반도 표현하지 않았고, 정말 조용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들에게는 '건방진' 모습으로 비치어졌다는 것이 속상했다. 더 속상했던 것은 그들은 한 번도 나에게 그런 마음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어려운 사람이었던 걸까?


그러던 어느 날, 또 둘만 있는 날이 왔다. 나는 또 혼났다. 내가 배정받은 업무가 아님에도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무실의 직통전화는 내 자리였음에도 말이다. 그랬다. 나는 공공기관에 전화를 했을 때 여러 사람에게 전화가 돌아가면서 설명하고 또 설명하는 것이 싫었다. 우리는 그런 곳처럼 사람이 많은 곳도 아니었고, 내가 그 업무를 불과 3달 전까지 하고 있었으니 내용을 설명 못해줄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또 같은 소리를 들었다. 내가 업무를 다 넘겨주지 않아서 동료가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랬다.


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그 동료들은 나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입을 빌어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는 내심 서운했다. 그리고 확인하고 싶었다. 이들과 함께 계속 일 하려면 내가 잘못된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 내가 흡연 타임에 따라 올라가 대화를 시도했다.

"혹시 제가 이렇게 이야기해서 마음이 불편하셨나요?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최대한 의견을 드리고 싶어서 그런 것이기는 했지만 불편하셨다면 고치겠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내가?"


망치에 맞은 것만 같았다. 그 동료는 오히려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은 거냐며 걱정했다. 그렇다면 확인이 필요했다. 나머지 동료는 정말 그 얘기를 했던 걸까? 아니었다. 서로의 집안일을 얘기할 정도로 가까워졌는데, 그런 말을 못 할 것도 없었고 본인 입장에서는 아직 업무가 미흡한 상황에서 오히려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동료의 차 안에서, 외부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엉엉 울었다. 나는 미움받고 있었다. 동료들이 아니라 동료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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