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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로 Mar 27. 2021

프레임

샘플 4-5

언젠가부터 프레임이 씌워졌다. '일을 못하는 사무처'로 말이다.

본 직업이 있는 상황에서 일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기에 우선순위가 다른 것도 있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일을 까먹어서 늦거나 건너뛰는 일이 있었다. 물론 이런 실수는 오롯이 내 잘못이고 실제로 엄청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실수에 대해서는 늘 사과를 했다.

그런데 샘플4는 하나의 이야기를 무척 크게 확대하여 일을 못하는 사람, 일을 못하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주된 일과로 삼았다. 황당한 것은 그녀의 그 조직의 장이라는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기 얼굴에 먹칠한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일 못하는 사무처로 만드는 것은 일을 빼앗어 가기 위함이었는지, 본인이 그 일을 하거나 하는 척하면서 나의 역할을 하나하나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일을 빼앗아가니 할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랬더니 또 일을 안 한다고 몰아갔다. 다시 한번 말아하지만 그게 그녀의 주된 일이었다.

처음엔 조직의 문제점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인의 문제로 방향을 전환해 질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 계속 설명해야만 했다. 나뿐만 아니라 이 논쟁을 계속 지켜보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지쳐만 갔다.


"왜 저렇게 이야기하지?"

"이번엔 무슨 일이지?"

"그래서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지?"

회의가 시작하고 진행되고 끝나면 늘 나오는 말이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샘플4가 논리가 없다는 것이고, 그녀 스스로의 행동이 잘못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알려줘도 소용이 없었고, 더 이상 알려주는 것도 지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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