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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양귀비

by 라라감성

찰칵


지난봄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던 날

집 앞 공원에 산책을 나왔다 우연히 만난 그녀다.


반사된 햇살에 그 빠알간색이

어찌나 입체적으로 느껴지던지

소담스러운 볼륨과 함께

그녀는 내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나는 이미 연신 사진을 찍고 있다.

실물보다 사진이 안 나오니

답답함에 계속 찍어댄다.


너를 그릴 거야!

예쁘게 담아보자!!


그날의 햇살은

카라바조의 그림의

극명한 빛

딱 그런 느낌이었다.



나의 부족함이

너의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담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크게 남아있다.



사진을 찍고 나니

무슨 꽃일까 궁금해졌다.

바로 검색을 해보니

개양귀비란다.



꽃 이름을 몰라도

사진을 찍어 검색을 하면

바로 이름을 알 수 있으니

참 좋은 시대다.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그 날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봄을 기다리며

다시 너를 꺼내

내 폰에 가득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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