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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감성 Mar 23. 2020

지각인생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학위? 그것은 종이 한 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반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다.


 혹여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 인생을 살더라도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손석희 앵커 '지각인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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