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길을 간 인물이 있다.
김득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다산 정약용은 그를 일러 문자가 만들어진 이래
상하 수천 년의 시각과 종횡으로 삼만 리 넓은 지구 상에
독서에 열심히고 굉장한 분 가운데
백곡을 으뜸으로 쳐야 할 거라고 말했다.
비록 벼슬(57세)은 늦었을지 모르지만
백곡 김득신은 조선 최고의 독서왕으로 꼽히는
당대의 시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김득신은 소히 말하는 바보였다.
어렸을 때 천연두 앓았던 그는
앉아서 들었던 것을 서면 잊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김득신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그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읽고 잊고 읽고 잊고 다시 읽고 잊고 또 읽었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것을 붙잡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 것이 될 때까지 계속한다는 것이다.
임병희 '나를 지키는 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