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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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천양희)

벽에다 못 하나 박았다.
벽이 울렸다.
박힌 것은 못인데 벽이 다 울렸다.
그 소리 벽을 들어올렸다.
못 하나 받으려고 벽은 버텼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종일 못을 박았다.

벽에서 못 하나 뽑았다.
벽이 울렸다.
뽑힌 것은 못인데 벽이 다 울렸다.
그 소리 마음을 들어올렸다.
못 하나 보내려고 벽은 버텼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종일 못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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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일 때도 벽일 때도 있었을 것이다

혹은

의도치 않게

못을 박는 사람이 기도 했을 것이고

못을 빼는 사람이기도 했을 것이다

누구나 의도치 않게 장도리질을 한다.

수많은 장도리질에 벽은 버텨내고 있다.

내진설계가 필요하다.

크로키북, 파스텔 <2020년 코로나의 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