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침묵상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완벽주의가 아니다

day 5

by 창조성 강사 라라

전에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완벽주의가 심해서..."라는 말에 친구들이 모두 박장대소를 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하는 일들이 한결같이 구멍이 많고 허술해서 나와 완벽은 너무 거리가 멀다며 비웃은 것이었다. 나는 내가 완벽주의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더 목청높여 떠들었지만, 결국 내 이야기는 친구들의 비웃음에 묻혀버렸다.


완벽주의자로서 주장하건데, 완벽주의적 성향인 것과 일의 결과가 완벽한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것보다는, 완벽하게 하려다가 시작 자체를 못하는 것이 완벽주의다.

어렵게 시작을 했더라도 매 스텝마다 완벽하게 하려 하다보니 진도를 빨리 못나가는 것이 완벽주의다.

힘들게 시작하고, 과정마다 공을 들이고도,

결국 결과물이 완벽하지도 않고 완벽할 수도 없어서, 뭘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완벽주의다.


맞다.

나는 친구들이 비웃은 것처럼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내지 못한다.

다만 모든 스텝마다 내가 원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괴로워 할 뿐이다.

나의 결과물에 95%가 찬사를 보내도, 내 기준에 못미치는 5%에만 집중하며 수치스러워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사람관찰 자기성찰이 취미이자 특기인 내가 관찰한 바로는.

나도, 나를 비웃었던 친구들도, 모오오오오든 사람이 자신의 어떤 측면에 대해 유난히 수치심을 느끼며 '완벽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즉, 완벽주의 성향이 없는 사람은 없다. (알겠냐! 나를 놀린 친구들아!!)




...오늘도 글쓰기 시작을 못하고 미루다가.

밤 9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시작해놓고, 또 40분째 글을 계속 고치고 있네.


"이걸로는 부족해!"를 외치고 있는

수치심 많은 내 안의 완벽주의 아이에게.

"이걸로도 충분해. 뭐라도 했으면 잘한거야."라는 말로 안심시켜본다.

어랏. 이 말을 들으니, 정말로 마음이 놓이네? 그래! 안한 것 보단 낫잖아. 그럼 된거야!

활활 타오르는 수치심의 불길에 소화기를 뿌린 느낌이다.


주제도 맥락도 없는 글을 한번쯤은 써도 괜찮다.

기승전결 4단락이 아니어도 괜찮다.

어디서 끝내야할지 모르겠는 글을 그냥 쓰다 멈춰 버려도 괜찮다.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악몽에 시달린 아침을 구원한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