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소년이고 소녀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를 보며 황홀함을 느끼긴 처음이다
백이진의 대문 앞
나희도와의 키스를 보고 설레서도,
"난 너의 팬 아니다"
슈퍼 앞에서 고유림을 기다리며
팬심 이상의 감정을 드러내는
문지웅의 가슴 떨림에 흐뭇해서도 아니다
나의 순수함을 추억하고
풋풋함을 그리워하게 하는 드라마는
그동안 꽤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딘가 좀 다르다
과거의 내가 '그랬음'을
마냥 소환하기보다는
현재의 나도 '그러함'을
일깨워주기에
이 드라마는 짜릿하다
나이가 들고 경험은 쌓여가
하루하루
매우 지혜로워지고 있다 착각하지만
우리는 사실
살아가는 기술이 살짝씩 늘어갈 뿐
영원히 소년 소녀로 살아가다
어느새 겉모습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0대 20대 친구들을 만나고
80대 배우 선생님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더욱 절실히 느낀다
다르지 않다
추억하는 기억
쓰는 말들
관심 갖는 분야가 다를 뿐
우린 모두 설레고 가슴 떨려하는
소년이고 소녀다
지혜가 쌓여 대단한 성인군자가 되기에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짧고
갑자기 성숙해지기에
학창시절 싹트기 시작한 우리의 감성은
너무도 오롯이 맑고 순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