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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진기행 May 20. 2021

첨성대

다들 알지만 잘은 모른다

신라시대 서라벌

궁궐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있는 첨성대는

연예인과 꼭 닮았다


다들 잘 알지만

잘은 모른다

누군지는 알지만

누구일까에는 관심이 없다


혹자는

신라시대 별을 관측하기 위한

우수한 천문 구조물이란다

1년을 나타내기 위해 365개의 돌을 썼고

창문 위 12개 창문 밑 12개는

24절기를 가리키며 도합 27개의 벽층은

지구의 공전 주기라고 한다


혹자는

선덕여왕 권세의 상징물이자

제를 올리는 종교적 공간이란다

27개의 벽층은 27대 선덕여왕을 의미하고

별보기 까다로운 내부구조 탓에

건강이 좋지 않았던

여왕의 태평성대 기원의 공간일 수도 있단다


이러쿵저러쿵 회자되지만

첨성대는 말이 없다

그저 예전 왕릉에 둘러싸여

한때의 영화로움을 추억하고

주변을 관조할 뿐


왠지 정이 가고

왠지 짠하다

유명하지만 외롭고

다들 잘 안다고 착각하고

그땐 그랬지를 회상하는


연예인과 똑 닮았다

우두커니 첨성대

그는 말이 없지만

남들은 참 말이 많다


무수한 말잔치가 즐겁기보다는

지친다

모르면 아예 말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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