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지만 잘은 모른다
신라시대 서라벌
궁궐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있는 첨성대는
연예인과 꼭 닮았다
다들 잘 알지만
잘은 모른다
누군지는 알지만
누구일까에는 관심이 없다
혹자는
신라시대 별을 관측하기 위한
우수한 천문 구조물이란다
1년을 나타내기 위해 365개의 돌을 썼고
창문 위 12개 창문 밑 12개는
24절기를 가리키며 도합 27개의 벽층은
지구의 공전 주기라고 한다
혹자는
선덕여왕 권세의 상징물이자
제를 올리는 종교적 공간이란다
27개의 벽층은 27대 선덕여왕을 의미하고
별보기 까다로운 내부구조 탓에
건강이 좋지 않았던
여왕의 태평성대 기원의 공간일 수도 있단다
이러쿵저러쿵 회자되지만
첨성대는 말이 없다
그저 예전 왕릉에 둘러싸여
한때의 영화로움을 추억하고
주변을 관조할 뿐
왠지 정이 가고
왠지 짠하다
유명하지만 외롭고
다들 잘 안다고 착각하고
그땐 그랬지를 회상하는
연예인과 똑 닮았다
우두커니 첨성대
그는 말이 없지만
남들은 참 말이 많다
무수한 말잔치가 즐겁기보다는
지친다
모르면 아예 말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봐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