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섬들을 건너야 바다너머에 닿을까?
쉽지 않은 여정이었고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있다.
시련은 언제나 ING였고 나의 몫이었다. 그래서, 나에게로 길을 내고 가야한다.
그리고, 길위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휴일,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가족들은 공원으로 벚꽃구경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나는 글을 마무리 하고 싶었다. 난처했다. 가족들에게 엄마의 상황을 이야기하자 모두 기분좋게 이해해주었고 지금 홀로 집을 나와 나를 만나고 있다. 하지만 평상시 느꼈을 해방감보다는 남겨진 가족들 생각이 더 간절하다. 그 간절함으로 나를 만나고 있고 애처로운 달을 끄집어 내고 있다. 공존하지만 각자 다르게 움직여야 서로의 존재감이 빛나는 해와 달, 그리고 또다른 달, 수많은 별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나를 둘러싼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균형을 맞춰가는 지혜는 저 바다 너머에 있을까? 지금 이순간 , 이미 나에게 있을까?
남편과 아이들은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고 집안 대청소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엄마가 빠진 나들이 보다는 바쁜 엄마를 위한 이벤트중이다. 그들은 장을 볼 것이고 맛있는 저녁을 준비할 것이다.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사진들. 모두가 웃고 모두가 즐겁다. 남편은 오래되어 거뭇한 냄비들을 새 냄비로 만들었다고 하고 냉장고를 비워냈고 소파를 들어 묵은 먼지들을 청소기로 말끔히 빨아들였다고 했다. 무거운 가구를 척척 옮기는 딸의 근력을 놀라워하는 남편은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몇 달간 모두 힘들었던 만큼 그는 지금 분주하다.
위기가 닥쳤을때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왜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그 시작의 지점은 어디일까? 흔히 말하는 “전생에 내가 무슨죄를 지었길래”로 시작되는 말들을 생각해본다면 그 이전, 또,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랐가야 할까?
지금 이순간을 무심히 흘려보낸다면 또 다른 모습의 아니 거기서 파생된 불행이 연결되는 것은 아닐까? 다음 생에는 제발 그런 불행보다는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라도 해야하나. 그렇다면, 오늘 당장, 복을 지어야 좀 더 나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제, 마음의 근원을 잘 살펴 좀 더 나은 나로 만들어야 할것이다.
아기 몸을 만드는 것이 엄마의 임신기간이 아니라 엄마가 살아온 생의 전기간이라는 이야기만큼 전생과 후생의 이야기는 두렵기도 하고 설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그럼 지금부터라도 잘 살아 슬기로운 노년생활을 마감하고 새로 이어진 다음생에는 좀더 나은 생으로 태어나는 나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없고 따분한 영화한편 보는 것보다 신나는 일이지 않을까?
바람바람바람2015며칠 전에 남편과 남도여행을 다녀왔다.
남해의 바다는 다른 곳과 달리 아기자기한 섬들이 많아 바다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다리로 연결되어진 섬을 건너 배를 타고 들어간 섬, 또 다른 섬으로 연결되어진 그 곳! 그 바다!
동백섬에 들어갔다. 그곳은 얼마전 흐드러지게 피었을 동백꽃들을 충분히 상상할만큼 아름다웠다.
섬위에서 가파르게 바다로 연결되어진 바람이 머무는 바위로 내려갔다. 평화로운 꽃무덤과 달리 바람이 거세 눈을 뜰 수조차 없었던 바위틈 사이에 섰다. 그곳에서는 남편과 나를 둘러싼 바람이 거센만큼 서로가 서로를 강하게 감싸주어야 했다.
섬에서 나오는 길
올려다 본 하늘 멀리 별이 총총 떠있다.
한낮에 섬을 들어가는 길의 바람은 어디로 갔을까?
바람섬을 나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위에서 섬들을 바라보고 있다. 섬에서 멀리 떨어지니 섬안에서 느껴졌던 바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저 멀리 고요한 바다위의 섬들을 보면서 섬을 건너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별은 빛나고
그리고 , 많은 섬을 건너 나에게 닿는 날은 좀 더 나은 생명으로 만들어지기를!
그 섬을 건너는 날
오늘 맑음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