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진실과 안전한 거짓
독수리자리 너머 #2/2 - 러브, 데스 + 로봇 시즌1(2019)
√ 스포일러가 엄청납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시길 추천합니다.
☞ 러브, 데스 + 로봇(Love, Death + Robot) 시즌1 중에서
독수리자리 너머(Beyond the Aquila rift)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니메이션 / 18부작 옴니버스
☞ 2019.03.15. 넷플릭스 방영 / 절대 성인용
☞ 작품 관련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⑤ 또한 고전은 아니지만 영화 <매트릭스(1999)>를 빠트릴 수 없다.
주인공 네오는 지금까지 살던 세상이 인공지능에 의해 치밀하게 만들어진 거짓 세상 ‘매트릭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피어스가 건네는 알약을 먹기 전까지는 현실과 꿈(매트릭스 안에서 꾸는)을 구분하지 못한다.
진실을 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엇보다 두려운 일일 것이다. 선구자들이 위대한 이유는 행위에 대한 결과보다 처음으로 진실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서 나섰다는 데 있다.
네오는 알약을 먹고 진실을 선택하지만, 눈앞에 놓인 진실은 가혹했다.
인간은 모두 캡슐 안에 눕혀진 채,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매트릭스를 운용하는 인공지능시스템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매트릭스>는 영화의 흥행으로 시리즈 3편까지 제작되었고, 지난 2021년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으로 리부트 되었다.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터라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다.
나의 아이디도 이 영화에서 말하는 그 네오다. 끝까지 마지막 네오로 남고 싶다는 뜻에서 만들었다.
하지만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은 차라리 만들지 말았어야 할 속편이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를 향해 날카롭게 던져졌던 철학적 질문과 실존의 가치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던 작품이 갑자기 허황된 코미디로 전락해 버렸다.
이와 같이 <독수리자리 너머>는 여러 고전에서 자주 쓰이던 설정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독수리자리 너머> 원제의 ‘Aquila’는 검색해보니 포르투갈어로 ‘독수리’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Eagle’이다. 여기서는 별자리를 나타낸다. ‘Rift’는 ‘갈라진 틈, 균열’을 뜻한다. 그러므로 제목 ‘Beyond the Aquila rift’의 정확한 의미를 풀자면 ‘독수리 별자리의 갈라진 틈 너머’ 쯤 되겠다. ‘균열’, ‘틈’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정상적이지 않은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
독수리자리는 여름 동쪽 하늘에 보이는 흐트러진 십자 형태의 별자리다. 은하수에 걸쳐 있어 재미있는 신화도 가지고 있다.
칠월칠석에만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가니메데를 납치할 때 변신한 독수리를 뜻한다고 한다.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개인적으로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동양의 옛이야기라서 그런 게 아니라,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중국의 설화라 한다.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은하수라는 큰 강을 사이에 두고 만날 수 없는 연인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이야기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고 내용도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제우스는 다른 새도 많은데 왜 독수리로 변했을까? 신들의 왕이라는 것을 새들의 왕으로 표현한 걸까?
솔직히 이유를 모르겠다. 인간 왕자를 납치하느라 변신한 모습이 뭐 자랑거리라고 하늘에 별자리로 세기나 하는. 내가 식견이 짧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 견해는 그렇다.
자, 다시 <독수리자리 너머>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짓자면,
우리의 삶에는 때로는 가혹한 진실과 안전한 거짓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
두려움이 인간의 영혼을 좀먹는 것은, 이미 진실을 알면서도 안전한 거짓을 선택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인생에 놓여있는 진실은 때로는 혹독하고 가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외면된 진실은 언젠가는 그 대가를 받으러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