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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Oct 25. 2022

인간수업(2020) #2/7

심상치 않은 완벽함으로부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시길 추천합니다.


드라마 <인간수업> 정보

제작 : 스튜디오 329
감독 : 김진민
각본 : 진한새
방송 : 넷플릭스, 2020.04.29.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출연 : 김동희(오지수), 정다빈(서민희), 박주현(배규리), 남윤수(곽기태), 최민수(이왕철), 김여진(이해경), 박혁권(조진우)
[포스터 및 정보 출처 : 넷플릭스]


아내와 딸은 적극적으로 답변을 줬다. 원래 적극적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올해 열아홉인 우리 아들은 거의 빈칸으로 되돌려줬다.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채워줬다.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눈에 띄는 게 있었는데, “제일 감명 깊게 봤던 영화나 애니메이션(만화) 또는 드라마가 무엇이었고, 그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나름 웬만한 작품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보는 제목이었다.


‘인간 수업?’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경하는 일본 작가’,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설’ 등의 긴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다자이 오사무’가 1948년 발표한 그의 대표작인 소설 <인간 실격>은 안다. 또 시청하진 않았지만 같은 제목의 국내 드라마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적어놓은 제목은 ‘실격’이 아니라 ‘수업’이었다.


‘어? 이런 드라마도 있었나?’


아들 녀석이 관심을 가졌고 가장 인상에 남았다는 작품이라니 호기심이 생겼다. 빈칸이 더 많은 다른 답변들에 비해서 짧긴 하지만 평가도 달려있다.

아들의 성격을 잘 알기에 ‘아! 정말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며 바로 검색해봤다.


찾아보니 넷플릭스에서 2020년 4월에 방영한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였다. 지금으로부터 2년도 더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던 한국 드라마 중에 <킹덤(2019)>, <킹덤 시즌2(2020)>, <D.P(2021)>, <오징어 게임(2021)>, <마이 네임(2021)>, <지옥(2021)>,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등 이슈가 됐던 작품을 주로 봤는데, 2년 전 작품임에도 처음 듣는 제목이었다.


사회 문제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를 다룬 작품이었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보니 다루는 내용도 심상치 않았다. 바로 넷플릭스로 달려가 시청을 시작했고 한 번에 끝까지 달렸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

내포한 메시지가 이렇게 많고, 고민해야 할 확장성도 큰 부분이 있는데 우리 아들은 어떤 것에 공감해서 받아들인 것일까?

에구, 별수 없이 아빠로서 걱정이 앞섰다.


드라마 <인간 수업>은 1화 처음 시작 부분에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성실한 학생입니다. 품행이 단정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행실이 타에 귀감이 되며, 웬만해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적인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가정으로 발송하는 성적통지표의 ‘가정통신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것도 아주 칭찬 일색인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그런 말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주는 말이자 동시에 ‘강박’을 주는 말일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흥행했던 한국 드라마 작품의 특징은 대사에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귀에 박히는 대사는 스토리 전체에 대한 많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일수록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위 내레이션은 역설적 표현으로 드라마 전체를 휘감고 있는 이중성을 담고 있다. 수미쌍관 기법으로 끝에서 강조되기도 한다.


(#3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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