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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Oct 27. 2022

비상선언(2022) #1/12

서비스업 종사자가 모욕을 견뎌야 하는 이유?

☞ 제작 정보

제목 : 비상선언(Emergency Declaration)
감독 : 한재림 / 국가 : 한국 / 2022.08.03. 개봉 / 12세 관람가
출연 : 송강호(구인호 형사팀장), 이병헌(박재혁), 전도연(국토부 장관 숙희), 김남길(부기장 현수), 임시완(류진석), 김소진(사무장 김희진)

√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네이버영화




01. 간단한 줄거리


인호는 업무 때문에 함께 휴가를 가기로 했던 아내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아내 혜윤(우미화 연기)은 이번에는 꼭 가고 말 거라면서 혼자 휴가를 떠난다.

재혁은 새로운 인생 출발을 위해 딸 수민(김보민 연기)이와 함께 하와이를 향한다.

비행기 테러를 예고했던 류진석은 공항 화장실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자신의 몸에 숨기는데, 소변이 급했던 수민이가 줄이 긴 여자 화장실을 보고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 류진석을 보게 된다.

류진석은 수민이 자신을 봤을 거라 생각하며 입을 막기 위해 수민을 겁박한다. 아직 테러 목표물을 정하지 못했던 류진석은 테러 목표물을 하와이행 비행기로 정하게 된다.

비행기가 하와이를 향해서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류진석은 계획한 대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비행기에 퍼뜨린다. 잠시 후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승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비행기 내부는 아수라장이 되는데…



02. 서비스업 종사자는 모욕을 잘 참아낸다?


먼저 한재림 감독은 영화 <연애의 목적(2005)>, <우아한 세계(2007)>, <관상(2013)>, <더 킹(2016)>에 이어 이 영화 <비상선언>까지 모두 감독이자 각본을 직접 썼다. 참 욕심이 많은 창작자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랬는지 140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고자 하는 의미가 현실 세계의 정서와 통하지 않아 비판받는 사례도 있다.


생각이 많기로 따지면 나도 둘째라 하면 섭섭한 사람이다. 이제부터 딴지의 시작… 순서대로 하나씩 따져보려 한다.


“여기 사람들 많이 타는 비행기가 뭐예요?”

“한시 사십 분, 저건 승객 몇 명이나 돼요?”


공항에서 자신의 목적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의 승객 수를 먼저 물어보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물론 영화적 복선을 위해서 마련된 장면이고 류진석의 인간성을 보여주기 위한 짧지만 확실한 장면이긴 하지만, 이 장면은 분명 비현실적이다.


공항은 버스터미널과는 다르다. 위험 요소 제거를 위한 보안시설이 유별난 장소이다.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일단은 신고를 통해서 조사받을 수 있도록 조처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조사해서 문제가 없으면 덕분에 많은 생명이 사는 것이므로 사소한 것이라 해도 의심스럽다면 조치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아마 영화처럼 흐지부지 넘어갈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문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항상 참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게다가 공항에서 안내 카운터에 앉아 있다는 것은 거기에 앉아 있기까지 나름 숨겨진 사연이 엄청 많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그 자리를 물러나야 할 일은 아예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일 것이다.


조사받는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듯이 테러리스트는 반사회적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원의 친절과는 상관없이 이미 불쾌한 상태다. 그런 심리적 상태가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말이다. 공항 직원 입장에서는 ‘걸레 같은 게…’라는 말을 듣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사실 이 정도 수준의 모욕은 공항 직원이 아니더라도 듣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쉽게 박차고 일어설 수 없는 자리,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미친놈은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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