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을 생각해야 할 때
이 작품에 대해 ‘영화 평론가’라는 분들의 비평을 읽어보긴 했다. 몇몇 글을 찾아 읽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가 보지 못한, 느끼지 못한 것을 저들은 보았나? 내가 편파적이고 편협한 시선을 가진 것일까? 왜 설득되지 않지? 그렇게 교과서적인, 틀에 박힌 지식으로 꽉 막힌 티를 팍팍 풍겨야만 하나?
누구를 위한 비평인가? 혹시 자신들의 명예와 과시를 위한, 지식 자랑에 불과한, 자기 자신을 위한 비평인가?
그래… 말하면 뭐 하겠나, 그들은 전문가이고 나는 무지렁이인데…
가끔은 ‘아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영화 비평문도 있긴 하다. 하지만 많은 글을 만날수록 ‘아! 비평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구나.’하고 느꼈다.
자, 남 욕은 그만하고, 아무튼 무지한 나의 결론은 이렇다.
나는 나다. 단순하다. 난 사실 원래 단순한 사람이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운다. 기분 좋으면 신나고 기분 나쁘면 우울해진다.
내 글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든 동감을 하든 그것은 읽은 사람의 몫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비판은 차후에 생각해보고 수용할 것은 얼마든지 수용하면 된다. 나라고 늘 올바른 생각과 판단만 한다면 그게 사람인가? 신이지.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어떤 사람의 의견이 반영된 글은 그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그 글이나 생각이 진짜 나에게 또는 더 큰 세계에 가치 있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그렇구나…’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려서는 안 된다.
다만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근거가 학술적 지식에만 입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공부하고 지식을 쌓는 이유는 작품 속의 류진석과 같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인간다움’과 거리가 먼 지식은 인간 본연의 결핍을 채울 수 없다. 따라서 타인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을 화면으로만 경험한 제삼자의 입장에서 쉽게 툭툭 말을 던질 수 있는 오만함이 생겨난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나의 의견을 피력하자면,
얻은 정보에 비해서 생각보다 훨씬 좋은 영화였다. 평도 갈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내가 보았을 때 한재림 감독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우선으로 메시지 안에 넣어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파열음이 생기고 비난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감독을 칭송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최대한 담아내려 애썼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이 작품에 훌륭한 메시지가 있고 깊은 울림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겨우 약 200만 명 선에서 관객의 발길이 멈춘 데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영화가 말하는 바를 본다면 눈물을 흘리더라도 결코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할 그런 좋은 작품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