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 #2/4

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

by 마지막 네오

√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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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억지스러운 설정?


총 프로덕션 기간 13개월, 제작비 400억,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과 시간, 공간을 오가는 설정까지. 예산으로 보나 지원으로 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당연히 비교할 수는 없다.


우리 영화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천문학적 수준의 투자로 만들어지는 엄청난 스케일과 현란한 CG를 자랑하는 미국 영화(블록버스터)와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는 것은 아직 불공정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눈을 현혹하는 비현실적 영상은 놀라움과 자극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극의 이야기를 부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눈을 감지 못하게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과 과장된 전투씬 등을 빼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다 본 다음에 멍해지면서 뭔가 남는 게 없다. 그저 보는 동안 눈만 즐거운 영화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에미상을 받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돈을 많이 들여서 재미있던 것은 아니었다.

스토리!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주인공들이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감동적으로 풀어나가는가 하는 이야기 전개가 성공 요인이었다. 즉 얼마나 이야기가 알차고 재미있게 잘 구성되었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며, 참신하고 독창적인 스토리는 우리나라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라 하겠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고려시대 도사들과 현대, 거기에 외계인을 이어 붙인 지점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억지스럽게 느껴지는지 혹평이 많은 것 같다. 사극은 사극대로, 현대물은 현대물대로 또 SF는 SF대로의 장르적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여러 장르가 합쳐진다면, 그들에게는 아마 퓨전적인 요소가 코미디나 개그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말했듯 영화는 오락적이고 재미난 요소를 위해 준비된 것이고, 재미 안에서 다음 이야기가 2편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진 것을 보니 그걸로 된 것 같다.

어차피 다큐멘터리도 아닐뿐더러 영화적 상상력은 만화적 상상력을 쫓아갈 수 있을 정도로, 이젠 어느 정도 기술적인 뒷받침도 되고 하니, 억지라고 말하기보다는 실험적인 퓨전 장르라 생각하고,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바라볼 필요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사실 영화에서 억지를 얘기하자면 미국 영화는 모든 장르가 만화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슈퍼히어로들은 미지의 우주 차원의 적들과 맞서지만, 토르는 먼 옛날 북유럽의 신이고 심지어 원더우먼은 제우스의 딸이라는 고려시대보다 먼 설정에서 가져오지 않았던가!

전혀 늙지도 않는 원더우먼과 슈퍼맨, 배트맨, 헐크, 토르,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은 거의 재탕 삼탕으로 100여 년을 재사용해왔다. 그러면서 시대적 배경에 따라 능력에서부터 겉모습, 대적하는 빌런, 발산하는 메시지 등이 변화해왔다.


슈퍼히어로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원더우먼의 경우 원조인 ‘린다 카터’가, 슈퍼맨의 경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그립다.

아무튼 불사의 히어로들이 뉴욕을 다 때려 부수며 싸우는 것으로 9.11 테러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에 비한다면 <외계+인 1부>는 재미있고 신선한 상상이라고 생각된다.


<외계+인 1부>는 시나리오 자체가 완성된 상태에서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은 예전에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시도되었는데, 자칫 복잡할 수 있는 스토리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영화가 나누어져 있어도 전체적인 이해가 쉽다.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만들어지는 순서 배열을 엉뚱하게 중간에서 시작해버리면 배우들이 늙어버려 후속 작품을 이어가지 못한다. 엉뚱하게 새로운 인물을 끌어와 이미 완성된 4, 5, 6편보다 이전 시간대의 이야기인 1, 2, 3편을 만들면서 기존에 만들어져 있던 영화의 완성도와 이미지를 스스로 망가뜨리는 일도 생겨났다.

여기에도 한마디 덧붙이자면, 비슷한 이유로 얼마 전에 개봉했던 <매트릭스-리저렉션(2021)>은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속편이었다.


(#3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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