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알아야 할 이야기 창작 완벽 가이드
이어서 15장 ‘등장인물은 최대한 머리를 굴려야 한다’에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각 인물에게 필요한 요건을 설명하고 있다. 즉 실제로 어떤 사건과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멍하니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생각을 짜낼 것이라는 예상에서 비롯된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마다 각자 처한 상황과 사건, 갈등에 따른 해소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는 얘기다. 즉 보다 실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16장 ‘모든 인물에게 가면을 씌워라’는 14장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페르소나’에 관한 설명이다. 왜 본질적 자아를 숨기기 위해 가면을 쓰게 되는지, 가면을 어떻게 발견하고 유지하는지 또는 어떻게 벗겨지는지, 가면이 나타내는 것은 무엇이고, 이야기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 필요에 따라 알맞은 가면을 씌움으로써 인물과 주제에 대한 의미를 역설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면과 외면의 충동과 같은 심리적 변화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엄청난 시한폭탄과 같이 다뤄질 수도 있을 것이다.
17장 ‘변형을 이루라’는 등장인물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변화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내면의 심리적 변화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프로이트의 ‘의식, 잠재의식, 무의식’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는데, 여기에서 모든 설명을 풀어내기에는 성격상 맞지 않는 것 같아 생략한다.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이루어낸다면 ‘초월성’과 ‘공명’의 단계를 거쳐 원초적 측면을 대변하는 전형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각 단어가 뜻하고 있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연결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18장 ‘적대자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라’와 19장 ‘악에 맞서라’는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빌런, 즉 악당에게 악당이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며, 목표와 동기가 부여된 행동을 통해 주인공을 위기에 몰아넣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악당이라는 인물의 특성으로 악당은 스스로 악당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을 짚었다.
악에 맞선다는 것은 악이 있어야 성립되므로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주는’ 보다 현실적인 악을 준비해야 한다.
‘죄 없는 존재에게 의식적으로 극한의 고통을 가하는 일’이나 ‘그 행동을 즐기는 일’을 하는 적대자에 대한 필요성을 18장에서 강조한 것이다.
19장은 그렇게 생겨난 악에 맞서는 원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특히 19장의 [대가의 활용법]에 예시로 사용된 ‘셜리 잭슨’의 <제비뽑기(1948)>라는 작품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악의 본질’과 ‘죄와 벌’, ‘폭력’에 관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또 1972년에 영화 평론가 진 시스켈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인터뷰했을 때, 큐브릭 감독은 폭력의 네 가지 요인, 즉 근본적으로 사악한 것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첫째, 원죄(신학적 관점), 둘째, 불공평한 경제적 착취(마르크스적 관점), 셋째, 감정적 좌절과 압박(심리적 관점), 넷째, Y염색체 이론에 근거한 유전적 요인(생물학적 관점)이라고 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인간’과 ‘악’을 연계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생각하고 연구하기에 너무 방대한 스케일이라서 원칙을 실천해보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인물’에 관련해서도 오랜 시간과 경험을 토대로 원칙을 만든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구체성이라 할 수 있겠다. ‘구성’에 대한 파트 1의 설명도 필요한 경우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설명이 많다. 이건 사실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위의 예처럼 구체적이고 심도 있기는 하지만 너무 광범위한 전문 영역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저자 대니얼의 설명으로만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직접 파고들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9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