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별처럼 별처럼…
별이 내려설 즈음
마을 어귀 강변 길 위에는
커다란 가방을 둘러맨 사람이 기다리겠지
인류가 생기기 전에 그는
매일같이 꿈을 꾸며
구름 타고 하늘 날으며
세상을 돌아다녔다네
천지창조 후 시간은 흘러
지금은 잊어버린 시절에서 거슬러 왔네
커다란 가방을 안고
바위 위에 걸터앉아
애꿎은 꽃잎 입에 물고
누군가 기다리더니
한참을 앉았다가
꿈이 굳어버리는 날이 찾아와
비스듬히 눕히고
이제 여기 바위 하나뿐.
그가 기다리던 사람은
조그만 소녀
그 옛날 없던 모든 인생이
사랑하는 사람의 뼈로 만들어진 후에
그녀는 길을 걷고,
고된 생활 끝에 집을 짓고
옹기종기 살려했건만…
한 사람은 돌이 되고
한 사람은 홀로 되고
사랑도 깊이 묻혀 꺼져갔다네
우리 다시 만나는 날
말없이 알 수 있는 서로지만
사람의 그림자는 강가에 비치는
그녀 그림자뿐, 그림자뿐…
시간은 눈물 되어 떠나버리고
이후 갈대처럼 기다리네
그래도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우린 또다시 사랑하리
(1988.1.20.)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