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귀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보고
지난 5년간 줄곧 라디오 방송 시사 보도 부문, 청취율 1위를 달리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2022년을 끝으로 TBS를 떠났다.
지난 어느 정권보다 파렴치한 방법을 동원해 1위를 달리던, 유일하게 ‘할 말은 하는’ 언론을 쫓아낸 것이다.
그렇다고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도 ‘쫄지마 시바!’를 외치던 공장장이 그냥 ‘네~ 알겠습니다’하고 찌그러질 인물은 아니다.
그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스튜디오와 똑같은 내부 인테리어로 꾸며진 유튜브 공간을 마련해서 바로 ‘할 말’을 이어갔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이야기가 언제 적 이야기인데, 엄청 배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멀쩡한 언론을 탄압해 망가뜨린 당사자 국민의힘에서 지난 1월 16일 파렴치한 철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김어준 공장장이 TBS가 등록한 상호명을 가져다 썼다며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보호비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다. TBS도 가만히 있는데 왜?
검사공화국답게 이번에도 법을 들고 나왔다.
자신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법, 애꿎은 약자를 괴롭히는 도구가 된 법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법률은 국민을 보호하거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정권과 국민의힘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다.
가용 가능한 모든 권한을 말 그대로 망나니 칼처럼 휘둘러대고 있다.
쫓아낸 것으로 부족해 끝까지 물고 늘어져 괴롭히려는 속셈이 아니고서야 시의원이 할 일이 이렇게 없나? 정말 한심하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기자명 노현아 | 입력 2023.01.16]
그런데 정신 못 차리는 인간들은 정부 여당만이 아니다.
대부분 언론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루지 않고 있다.
그저 ‘방송 개시 며칠 만에 슈퍼챗 세계 1위를 해서 얼마의 금전적 이익을 남겼나’와 같은 내용으로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마치 이전의 인지도를 팔아서 장사나 하는 것처럼 꾸며대고 있다.
그런 내용을 쓰려면 김어준이 왜 <뉴스공장>을 그만둬야 했는지, 오세훈 서울시가 TBS에 무슨 짓을 했는지 소상히 밝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반 언론에서는 말하지 않는 걸 유일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도 적시해야 하는 게 아닌가?
언론인에 대한 뉴스를 쓰는데 언론 관계된 알맹이는 없고, 무슨 쇼핑몰에서 대박 난 사건 다루듯 접근하는 언론을 보면서, 그런 권력의 압력에 굴복한 썩어빠진 언론관을 가지고 무슨 기자질을 하겠다는 것인지, ‘기레기’ 소리가 익숙해지다 보니 ‘기레기’에 자부심이라도 생긴 것인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권력이 무서우면, 어차피 포털에 올려질 기사, 쇼핑몰 대박 난 사건 다루듯 쓰면서 거기에 살짝 덧붙여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현재 이런저런 내용의 이슈도 말하고 있더라. 편파방송 여전하더라… 뭐, 이런 식으로 써도 되었을 텐데.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주둥이는 이미 언론이 아니다. 있는 사실을 호도해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상한 프레임이나 만들지 말고 차라리 그냥 입 닥치고 있든가.
아무튼 ‘엉덩이에 뿔 난 송아지’ 욕해봐야 ‘쇠귀에 경 읽기’요, 욕 백날 해봐야 절대 변할 종자들도 아니고 내 입만 아프니… 이쯤 하고.
오늘 아침(2023년 1월 18일)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들으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꼈다.
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를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국정조사 화면이 소개되었는데, 국힘당 조수진 의원을 향해 소리치는 어머니의 분노가 너무 가슴 아팠다.
보고서 채택 단계에 접어든 국정조사 자리에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얼토당토않게 청담동 술자리 얘기를 꺼내자,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유가족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 과정에서 조미은 씨는 조수진 의원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보고서 채택하고 청담동 술자리가 무슨 상관인데?
너! 조수진아! 너 뭐, 우리 앞에서 뭐? 우리 편이 돼? 너 진짜 인간이 맞냐? 어?
너 얼마나 살고 싶어서 그러니? 어? 너 우리가 죽어야지 정신 차릴래? 어?”
먼저 조미은 씨에게 꼭 전하고 싶다. 안 됩니다. 절대로 죽지 마십시오. 절대 그런 생각은 마세요. 특히 그런 바람으로는 더더욱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유가족이든 누구든 목숨으로 하소연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테니까요.
인터뷰 후반에 조미은 씨가 말한 ‘이상한 일, 수상한 일’ 여덟 가지를 듣다가 혈관이 터지는 줄 알았다. 너무 화가 나서 손이 떨려오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유가족분들은 이걸 도대체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지… 그저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고통스럽고, 가슴 아팠다.
그 이상한 일이라는 걸 들리는 대로 빨리 받아 적어봤다.
“시신 없이 장례를 치르라,
내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얼굴도 못 만지게 했거든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시신에 훼손이 간다고 하면서 얼굴도 못 만지게 했다고 합니다.
영안실에 있는 아이를 꺼냈을 때.
그리고 조사할 게 있으니 휴대폰은 나중에 주겠다. 뭘 조사했을까?
저희는 그게 제일 궁금합니다.
휴대폰을 부모가 있으니까 바로 전해줬어야 하는데,
뭘 조사할 게 있어서 나중에 준다고 했을까요?
그 얘기는 한두 명의 얘기가 아니고요.
그리고 애플워치에 맥박이 뛰고 있었는데
왜 내 아이가 주검으로 돌아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
그리고 조서를 꾸며야 시신을 데려가서
발인 전에는 돌려준다고 들었던 어머니,
그다음에 저는 아들이라 그나마 다행인데, 딸을 둔 부모님들,
팬티까지 가위로 찢어서 알몸으로 만들어서 어떻게 그렇게 뒀을까?
부모 동의도 없이.
현장에서도 알몸으로 그냥 덮어놨더라고 하더라고요.
부검을 치러야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들은 어머니,
보호자 없이 혼자 50분간 경찰조사를 받은 아이가 그게 자살하게 된 계기라고…”
공권력에 의해서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들에 이어, 그 유가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폭력의 도가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모이는 것도, 치유도, 국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고, 이제 세월호의 그때처럼 또다시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워내야만 한다.
마치 희생자가 잘못한 것처럼 끌고 가려는 특수본의 결론을 보면서, 이건 도대체 악마들이 지옥에서 한꺼번에 빠져나와 설치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래! 맞다. 언어도단이자 적반하장이 맞다. 정말 ‘지랄하고 자빠졌네’도 순하게 말씀하신 것 같다.
이태원 참사 역시 진상이 드러날수록 확실해지는 한 가지는, 세월호의 그날처럼,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미은 씨는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오늘 2월 4일 마련되는 광화문 추모제에 많은 시민분들이 함께 해주길 부탁했다.
현실의 진실은 이렇다.
현재 이런 진실을 있는 사실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언론이 있던가?
뉴스와 포털엔 온통 UAE에서 사고 친 얘기와 국힘당 밥그릇 싸움으로 도배다.
내년 총선 때가 되면 또 갑자기 재래시장을 찾을 것이다. 뭐, 선거 때도 아닌데 홀로 유세를 펼치며 연습하는 분도 있지만. 아무튼 그때가 되면 굽신굽신 인사도 하고 악수도 할 것이다. 표만 준다면 간이든 쓸개든 떼어줄 것처럼 굴 것이다.
단 한 번의 큰 실수가 초래한 오늘을 보라. 정말 정신들 차려야 한다!
그래서 오늘, 반드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아래 첨부하는 영상 자료를 꼭! 시청하길 권한다. 보고 듣고 진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오늘 가슴 치며 통곡하는 사람이 내일엔 내가 될 수도 있다! 끝.
[출처 :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채널]
[출처 :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2023년 1월 18일 자 방송]
PS. 이 글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인용해도 좋으니 널리 알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