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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Jan 30. 2023

<골때리는 그녀들> BEST 10 #6/6

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 <골때리는 그녀들>

6. <골때리는 그녀들> 분석 마지막


다음은 수비다. 후보는 아래와 같다.


김혜선 / 에바 / 김수연 / 유빈     


수비에서는 우선 김혜선을 뺀다. 김혜선은 다부지고 빠른 데다가 체력도 훌륭하다. 그러나 섬세함이 부족하고 성급하다. 차분하지 못하여 가진 능력에 비해 실수가 잦다. 풋살이든 축구든 힘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김수연을 뺀다. 차분하고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수비에 충실하다. 그러나 수비 이외에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풋살은 5명의 선수가 하는 것이기에 수비도 어느 정도 빌드업이나 경기 전체를 보는 시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송곳처럼 찔러주는 패스도 가능한데, 김수연은 상대 흐름을 끊는 수준의 수비 외에는 없다.     

이렇게 해서 수비수는 다음 두 사람이 남았다.


에바 / 유빈


‘공수 모두’에 앞서 골키퍼를 먼저 선정한다.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는 것 이외에 팀 전체의 사기를 북돋고, 경기 전체를 조율하거나 뒤에서 보는 시야를 이용해 소리쳐 알리기도 해야 하며, 최후의 수비수인 만큼 빠른 판단과 실수가 적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안혜경은 막기는 잘 막지만 다른 공조가 부족하다. 물론 필드엔 박선영이 있지만, 그라운드 내에서 보는 것과 뒤에서 전체를 보는 시야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유미 역시 골키퍼 역할엔 충실하지만 유순한 성격대로 패기가 부족하다. 때문에 소망하는 타입이지 개척하는 타입은 아니다. 당연히 안혜경에게 지적했던 부분이 아유미에게도 있다. 소극적이란 얘기다.


반면 조혜련은 비교적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누구보다 파이팅을 외친다. 목이 쉬도록 소리 질러 동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가 하면, 휴식 시간에도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분석하는 모습이라든가, 맏언니로서 정신 무장을 강조하는 등 역할에 충실하다. 개벤져스가 승부차기에 강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골키퍼는 조혜련을 꼽겠다.


이제 세 자리가 남았다.

‘공수 모두’의 후보는 아래와 같다.


박선영 / 이혜정 / 김보경 / 노윤주 / 김희정


쟁쟁하다. 공수 모두에서 눈에 띈다는 건 그만큼 활동량이 많고, 빠르며, 경기 전체를 조율하거나 이해하는 시야를 가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들은 공격해야 할 루트를 알고 있고, 방어해야 할 길목도 알고 있다.


여기에는 공격 부문에서 선정한 전미라나 정혜인처럼 전담 킥을 주로 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박선영, 김보경, 김희정이다.


박선영은 힘은 좋지만 역시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김보경이나 김희정보다 킥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에이스 22명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나 역시 ‘절대자’ 박선영을 꼽고 싶다.

그녀는 킥, 스피드, 체력, 판단력, 근성, 승부욕, 경기 이해력, 리더십 등 모든 부분이 골고루 뛰어나다. 어느 한 가지에 재능을 가진 선수보다 이런 선수가 포진한 팀이 무서운 법이다.


현재 FC 불나방의 구성을 보면 이전에 신효범, 조하나, 서동주가 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40대 이상 독신 여성이라는 공통분모가 팀 구성원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해도, 현재 불나방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내고 있는 건 사실 박선영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킥은 정혜인, 김보경, 김희정이 60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좋다. 그녀들의 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매우 위협적이다.


이혜정의 경우 큰 키와 피지컬, 농구를 통해 얻은 시야와 수비 방법 등 장점이 많다. 그러나 큰 만큼 느리다. 또 가장 큰 약점은 감정 조절이 미숙하다는 점이다. 즉 짜증 나게 하거나 멘털을 흔들기 쉬운 상대다. <골때리는 그녀들> 총 60명의 선수들 가운데 나이 서열 20위로 적은 나이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그녀의 이런 욱하는 성질은 운동선수 시절 몸에 밴 습관 같은 것이라 짐작된다.


마지막으로 안타까운 노윤주다. 노윤주는 가진 실력에 비해 팀을 잘못 만났다. 윤태진이 아나콘타 내에서 깡다구로 버티는 일반인이라면, 노윤주는 자기 능력을 자기도 알아채지 못한 초능력자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인정받기 어려운 테두리 안에 갇혀있다.


22명의 에이스 중에 2002년생인 서기만이 그녀보다 아래다. 이번에 새로 영입된 김다영 신입 아나운서를 제외하곤 팀 내 모두가 아나운서 선배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도 그 기량을 마음껏 선보일 기회가 적었다. 그렇다고 호령하거나 리더 역할을 할 수도 없다. 결국 그녀의 팀은 무너져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베스트 10을 모두 뽑아냈다.

심심해서 시작한 일이 생각보다 커져서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오래전 유행했던 ‘이상형 월드컵’의 맨 끝판처럼…


열혈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발랄하게 내 마음대로 뽑아보는 <골때리는 그녀들> 최고의 선수, 베스트 10.


자, 결과를 발표하겠다. 두구두구두구두구… 최고의 선수 베스트 10은 다음과 같다.

박선영(FC 불나방), 전미라(FC 국대 패밀리)


허경희(FC 구척장신), 정혜인(FC 액셔니스타)


에바, 사오리(FC 월드 클라쓰)


유빈, 김보경(FC 탑걸)


김희정(FC 원더우먼), 조혜련(FC 개벤져스)


진행하다 보니 안타깝게도 FC 아나콘다와 FC 발라드림 선수는 끼지 못했다.


승부의 세계에는 영원한 1등도 영원한 꼴찌도 없다. 누가 더 노력하느냐, 누가 더 간절한가에 따라서 팀 순위도, 최고 선수도 피고 지는 것. 또한 나는 순위를 매겨 줄 세우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비록 승부를 겨루는 세계일지언정 이기고 지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더 값진 도전, 극복, 화합, 즐거움이 만개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SBS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제발 초심을 잃지 말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방송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요즘 방송을 보면, 어째 점점 상업성과 인기에만 편승해 배가 산으로 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선수도 너무 자주 바뀌고, 감독도 자주 바뀌고, 신생팀도 만들어지는 기준도 뭔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 <불타는 청춘>에서 이어진 순수한 마음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인기 좀 생겼다고 마구잡이로 방송에 내보내지 말았으면. FC 탑걸처럼 오래전 스타들도 괜찮으니 공허한 인기 편승보다 참신한 진짜 스토리를 이어갔으면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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