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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Jan 29. 2023

<골때리는 그녀들> BEST 10 #5/6

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 <골때리는 그녀들>

5. <골때리는 그녀들> 분석 4


시즌 3은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로 구분되어 진행됐다.

어제(2023.01.25) 막 끝난 FC 탑걸과 FC 구척장신의 마지막 결승전까지 지켜본 이후에 다시 한번 스포츠 경기 결과는 정말 정직하다고 느낀다.


제아무리 잘하는 선수가 있어도 팀 전체 조합에서 불균형이 심한 팀일수록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개개인의 실력보다 골고루 똘똘 뭉친 팀은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그 증거가 결승에 진출한 두 팀이 FC 탑걸과 FC 구척장신이라는 점이다. 두 팀 다 한때 전체 순위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이다. 그러나 주저앉기보다 똘똘 뭉쳐 일어서는 쪽을 택했다.


구척장신은 독기 품은 정신력을 바탕으로 뭉쳤으며, 허경희라는 걸출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결승전에 섰다.

더 대단한 팀은 FC 탑걸이다. 이전 시즌에서 1승 4패로 6개 팀 중에 5위에 그쳤던 그들이 시즌3에서는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탑걸은 개개인을 살펴보면 우승 요건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팀 전체를 보면 다르다.

우선 채리나가 맏언니로서 몸을 아끼지 않고 상대와 부딪힌다. 말로 하는 지휘보다 이런 솔선수범이 동생들을 이끌었다.

김보경은 안정된 골키퍼 아유미와 든든한 수비를 책임지는 유빈 덕분에 마음 놓고 중원을 활보하고, 주특기인 날카롭고 정교한 킥을 날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운이라면 운이고 머리를 썼다면 쓴, 상대방 맞고 들어가는 골이 많았다.

간미연은 흐물흐물한 듯하나 특유의 근성으로 상대 수비를 달고 다녔다.

열 번 공격당해도 단 한 번의 찬스를 살려냈고, 반면 상대는 유빈과 아유미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


결승전만 놓고 보자면 최고의 선수는 구척장신의 허경희다. 공에 대한 끈질긴 집념, 간절함이 부른 허슬플레이, 결국 상대 골망을 흔든, 아마추어 풋살에서 보기 힘든 슛까지. 최고였다.


다음으로 김보경이다. 그녀는 결승전에서 자신이 찬 볼이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고 차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유빈이다. 탑걸은 무실점을 이어가다가 유빈이 다리에 쥐가 올라 잠시 자리를 비우자마자 골을 먹었다. 더 이상의 증명이 필요할까?


그다음으로는 아유미다. 시즌2에 합류한 팀의 골키퍼임에도 어느새 안정감이 생겼다. 부릅뜨는 커다란 눈처럼 위로 오든 아래로 오든 웬만한 공은 막아낸다.


FC 탑걸은 내가 꼽은 22명의 에이스 중에 3명을 보유한 팀이다. 개벤져스도 조혜련과 오나미, 김혜선 3명을 꼽았지만, 오나미와 김혜선은 화합되기 어려운 조합이다. 반면 탑걸의 세 사람은 조합의 시너지가 높다.

바로 이런 차이에서 팀 경기 순위가 뒤바뀐 것이라 판단된다.


자, 처음으로 돌아가서 모든 선수의 나이를 검색해 비교 분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박선영과 허경희를 비교하면, 박선영은 올해 53세, 허경희는 33세다. 스무 살 차이다. 게다가 허경희는 럭비로 다져진 몸이고 박선영은 체대를 나오긴 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그 차이를 상쇄하여 판별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22명의 에이스를 선별하기까지는 쉬웠는데, 이후는 까다롭다. 그래서 일단 포지션에 따라 아래와 같이 나누어보았다.


공격

전미라 / 허경희, 이현이 / 정혜인 / 사오리 / 경서, 서기 / 김가영 / 윤태진 / 오나미


수비

김혜선 / 에바 / 김수연 / 유빈


공수 모두

박선영 / 이혜정 / 김보경 / 노윤주 / 김희정


골키퍼

안혜경 / 조혜련 / 아유미


압도적으로 공격수가 많다. 10명으로 줄여야 하므로 경쟁이 치열한 공격에서 많이 줄여야 할 것 같다.


일단 첫 번째로 엄청난 발전을 했음에도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이현이를 뺀다. 구척장신의 주장으로서 열심히 하는 건 이해하나 공만 보고 쫓아가는 방식의 축구는 한계가 있다.


다음은 윤태진이다. 사실 윤태진이 군계일학으로 보이는 이유는 아나콘다의 다른 선수들이 너무 못하기 때문이다. 아나콘다를 벗어나 이렇게 다른 선수들 틈에 갖다 놓으면 저 아래쪽에 자리게 된다.


다음으로 오나미도 뺀다. 오나미는 발재간은 좋으나 경기 흐름을 읽는 시야가 부족하고, 혼자서 기회를 만들어낼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


긴가민가하겠지만 경서와 서기, 그리고 김가영을 동시에 다 뺀다. 이유는 이렇다.

경서는 근성이 있고 서기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같이 있어야만 효과가 있는 세트 상품과 같다. 경서도 서기도 혼자서는 부족함이 있고, 아직 경험도 부족해 미숙함도 보인다.


김가영도 비슷한 이유다. 공을 다루는 실력과 스피드는 있으나 혼자서 뭘 해내기엔 아직 한계가 보인다. 특히 마지막 골 결정력 부족과 실패 시 좌절감을 크게 느낀다.


게다가 이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체력이나 감각 면에서 우월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 당연한 부분을 제외하면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다.


결과, 공격 위치에서는 다음 네 명이 남았다.

전미라 / 허경희 / 정혜인 / 사오리


(#6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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