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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Jan 29. 2023

<골때리는 그녀들> BEST 10 #4/6

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 <골때리는 그녀들>

4. <골때리는 그녀들> 분석 3


앞서 선정한 22명 에이스의 활약상을 비교, 분석하여 베스트 10으로 범위를 좁히기 위해 역대 경기 결과를 살펴보자.


파일럿은 제외하고, 시즌1에서는 FC 불나방 1위, FC 국대 패밀리가 2위, FC 월드 클라쓰가 3위를 차지했다. 이 당시에는 구척장신, 액셔니스타, 개벤져스를 포함해 6개 팀이었다. 따라서 이후 신생팀에 속해있는 에이스는 비교할 수 없었다.


분석한 대로 ‘절대자’로 불리던 박선영과 안혜경을 필두로 이 악물고 철벽수비를 보여준 신효범, 기적 같은 위치선정을 자랑하던 조하나, 팀 내 막내로서 자신의 몫을 다 한 서동주의 조합은 초창기 다른 팀들이 풋살 실력이 형편없던 터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기록을 보면 박선영은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그러면서 조하나나 서동주에게 적절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득점을 올리면서, 다른 팀의 공격은 자신이 나서 모두 차단해 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축구란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인데, 다른 팀의 공격을 실력으로 차단해 버리니 우리 팀에서 골이 적게 나도 승승장구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기회가 생기면 박선영 자신이 골마저 때려 넣었다.


시즌2에서 FC 원더우먼, FC 탑걸, FC 아나콘다가 합류했다. 총 9개 팀으로 늘어나면서 시즌1의 상위 3개 팀을 슈퍼리그로 지정한다. 시즌1의 하위 3개 팀과 신생 3개 팀이 격돌하여 다시 상위 3개 팀만 슈퍼리그 진출이 보장된다.

결과는 기존 팀이던 액셔니스타 1위, 개벤져스 2위, 구척장신이 3위를 차지하며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시즌2에서는 FC 원더우먼의 송소희와 황소윤 투톱의 막강한 화력이 눈길을 끌었다. 송소희의 골 결정력과 황소윤의 공을 다루는 감각은 분명 남달랐다. 그러나 팀 스포츠는 특출한 몇 명의 힘으로 이뤄내기 어려운 벽이 있다는 걸 실감했을 것이다.


액셔니스타의 정혜인은 몰라보게 달라진 정교하고 정확한 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오나미 역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가장 놀라운 것은 구척장신의 변화였다. 최약체 팀으로 평가받던 구척장신 선수들이 시즌1 이후에 얼마나 독을 품고 연습했는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헛발질에 넘어져 울기 바빴던 이현이의 변신은 놀랍기도 하고 정말 멋졌다.


신생팀 중 FC 탑걸과 FC 아나콘다는 처음에는 그저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참여한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규칙을 잘 모르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아예 공을 발에 맞추지도 못하는 실력으로 그라운드에 섰다는 건 무모했다. 결과는 정확하게 그들에게 눈물로 답했다.


그런데 어쩌면 시즌2의 이런 결과가 <골때리는 그녀들>을 더 좋은 방송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방송 중간에 제작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잡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승자와 패자의 경기 후 모습과 인터뷰를 담아내면서 감동과 패배에 대한 감정을 담아내고, 이에 시청자에게 어떤 정규 스포츠 경기 못지않은 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또 개성 강한 팀 캐릭터와 선수 개개인의 특성이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스포츠라는 숭고한 정신에 감동이 잘 뒤섞이면서 <골때리는 그녀들>만이 ‘세계관’이 생겨났다.


어떤 스토리든 주인공과 영웅이 있는 법. 바로 <골때리는 그녀들>에는 현재 분석 중인 에이스들이 바로 그들이다.


시즌2의 소득으로 세 신생팀을 살펴보면, 먼저 FC 탑걸은 김보경과 유빈이다. 바다의 근성으로 겨우 팀을 이끌어 가던 차에 두 사람의 합류는 다른 멤버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특히 아유미 골키퍼에게 안정감을 찾아주었다.


FC 원더우먼의 경우 시즌 초반 송소희와 황소윤, 주명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챌린지리그 이전에 모두 팀을 떠나면서 빛이 바랬다. 김희정 혼자 차고 막고 다 하던 중에 김가영과 키썸의 합류는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의 싫고 좋고, 실력이 나쁘고 좋고를 떠나 가장 걱정스러운 팀이 바로 FC 아나콘다다.

‘오합지졸’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윤태진 혼자 애써 보지만 풋살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기본기도 없고, 근성도 없다. 눈물과 한탄, 고집만 보였다.

인터뷰 때면 ‘우리 죽어라 연습했어요’ 하며 울먹이지만, 그들이 시즌 내내 치러낸 경기에서 간절함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저 어린애들이 떼쓰듯 울고불고하며 각성보다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했다. 거기에 대한 결과는 냉정하게 연패와 꼴찌라는 타이틀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늦게나마 발견한 보석이라면 노윤주다. 노윤주를 골키퍼로 기용해 다른 선수들의 부족함을 막아보겠다는 발상도 패인의 원인이었다. 처음부터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노윤주를 필드로 기용했어야 했다.

추측해 보건대, 선후배 서열이 확실한 아나운서계의 생리가 알게 모르게 작용한 것 같다. 게다가 나이도 팀 내에서 가장 어리다 보니 자리 배정에서도 밀린 것으로 보인다.


(#5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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