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이 다리는 시멘트로 단단하게 지은 거예요
이렇게 단단한 다리 위에서
오래전 돌로 놓인 징검다리 생각나는 건 웬일이에요
비가 오길래 스레트 지붕 아래로 피했어요
이렇게 빗방울이야 똑같은 것을
오래전 과수원 오두막이 그리운 건 웬일이에요
이 마음은 누구보다 다잡아 먹은 거예요
이렇게 깊게 먹은 마음에서
오래전 처음 봤던 날
두근거림 그리운 건 웬일이에요
골목에서 술래잡기하던 아이들이
하나같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들꽃 이름 묻던 소녀들은
싸이키 조명 아래서 흐느적거리고 있어요
바위에 앉아 물장난 치던 아이들은
술집마다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고
강가에서 이쁜 돌 줍겠다던 계집아이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오늘 밤도 외출을 해요
그 안에서
혼자 '오빠 생각' 부르면
쓸쓸해지는 마음은 도대체 웬일이에요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총 60편의 연작시 중에 한 편이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