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어릴 적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영상 매체가 더 흥미로웠고, 긴 글은 항상 요약본을 찾아 읽곤 했다. 나에게 책은 그저 여러 장의 종이가 겹쳐 있는 물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내 일상 속에 항상 책이 함께하고,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에도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세 편에 걸쳐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된 이유, 여전히 책을 읽는 이유,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기 전에 첫 직장에 취업했다. 처음엔 회사가 낯설었고,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도 어색했다. 그럼에도 출근할 때마다 돈을 번다는 사실이 기뻤고,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다. 3개월이 지나자 낯섦은 사라지고, 동료들과의 대화도 자연스러워질 즈음, 사수가 퇴사했다. 사수가 떠나는 건 아쉬웠지만, 업무에 큰 지장은 없었다. 그때 나는 별다른 고민이 없었고, 매일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친구들과 게임하는 일상을 즐겼다.
그러다 1년이 지나면서 동료들이 하나둘씩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회사에서는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점점 많아졌다. 이직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문제점이나 불만을 한마디씩 남기고 떠났고, 일이 점점 어려워질수록 나는 부담을 느꼈다. 처음으로 동료들의 퇴사를 겪으면서 마음이 심란해졌고, 업무가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해졌다. 뭐라도 해야 이 마음이 괜찮아 질거 같아 집에 꽂혀 있는 책들을 마구잡이로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