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aramshala, 다람살라 1

# Uncluttered_here_and_there_1

by Savie

비행기는 예정보다 30분 일찍 델리에 착륙했고 도착비자 발급 과정에도 별다른 지연이 없었다. 여권을 내밀고 1분 정도 쭈뼛 서있으면 으레 스탬프가 찍힌 여권이 되돌아 오고 복잡한 절차 없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턱을 넘어 다녔던 것과는 조금 다른 사증 발급이기에 군걱정들이 붙었던게 사실이다. 양식에 맞게 서류를 작성하고 확인을 받은 후, 다른 카운터에서 비자 발급 비용을 지불하고 다시 원래 카운터로 돌아와 영수증을 건냈더니 대수롭지 않게 도장을 쿵 찍고 미소까지 보태진 여권을 돌려받았다. 기우가 물러가고 뒷목을 무겁게 잡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게이트를 나오자 약속된 픽업서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밤이 늦은데다 이튿 날 다시 국내 연결편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에어로시티에 숙소를 찾아 두었다. 한밤에 시작되는 첫 인도 여정에 두려움이 있었고 안전이 최우선이란 마음으로 괜찮은 호텔을 예약하고 유료 픽업서비스까지 신청했다. 대기 중이던 쇼퍼를 따라 주차된 차를 찾아가며 만난 델리의 후덥하니 무거운 밤 공기가 물을 가득 머금은 장마철 제주와 닮아 있었다.


나를 숙소로 데려다 준 고마운_돈을 지불한 서비스이지만 고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_쇼퍼가 자기는 결혼을 한지 1년 반 정도 되었다며 결혼을 했는지 물었다. 만난지 5분도 안 되어 주고 받기에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완벽한 타인이라는 조건과 만나면 쉬어질 때가 있는데, 그렇게 사소하고, 사소하지 않은 대화를 이어가며 호텔에 도착했고 체크인을 마친 후 방에 들어가자 노곤함이 쑥 몰려왔다.


22살 여름 혼자 떠나는 여행을 처음 시작했고 부지런히 기회를 만들어가며 이곳 저곳에 머물러 보았지만 이번 여정을 준비하는 마음은 여느 때와 달랐다.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설레임이 뒤섞였다. 전에는 넣지 않았던 상비약들을 꼼꼼하게 가방에 챙겨 넣었고 델리에서 다람살라, 다람살라 공항에서 맥간지 이동에 필요한 정보들을 세세하게 체크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떠나고 보면 내가 놓는 걸음 걸음에 답이 있다. 지레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 세상 어느 땅에서도 비상식보단 상식이 더 잘 통하고, 비슷한 기준과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그 땅에 살고 있다.


인도 첫 날, 떠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진리에 다시 공감했다.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몸 속으로 서서히 파고 들었고 오랫만에 깊은 잠에 빠졌다.


매거진의 이전글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