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aramshala, 다람살라 2

# Unclutterd_here_and_there_1

by Savie

<맛있는 한 끼>


개운하게 일어났다. 신기하다. 나를 잘 닮고, 따르는 몸이다. 한국을 떠나면 어디서든 잘 잔다.


당연히 아침도 먹어야 한다. 인도에서의 첫 아침 식사, 비록 먼지 푹푹 날리고 쉴 새 없이 경적이 울리는 거리의 모습은 감상할 수 없지만 호텔 조식 메뉴를 찬찬히 돌아보며 최대한 인도스러운 음식들을 탐색했다. 서양식 보다는 현지식 조식 위주로 구성된 뷔페임을 확인하고는 시계를 찾았다. 다양하게, 여유있게 즐겨야 한다.


우선 블랙커피를 한 잔 부탁하고, 첫 접시는 마살라 도사와 삼바.


엄마들 레서피가 그렇듯 도사 역시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재료나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쌀과 렌틸콩을 반죽으로 쓴다고 한다. 크레페 처럼 얇게 구워진 도사에 여러 가지 향신료로 맛을 낸 감자 스터핑을 넣어 먹는 마살라 도사. 한국인에게 친숙하면서도 향신료에서 만들어지는 이색적인 풍미가 후각을 자극한다. 탄수화물 위주의 아침식사가 익숙하다면 인도는 먹을 것 걱정 없는 곳. 나중에 알았지만 사실 삼시 세끼가 탄수화물로 가득 채워지는 게 전통적인 인도 퀴진이었다.


도사를 먹다 한 번씩 삼바를 떠 먹는다. 어릴 때 못 먹었던 콩이 나이가 드니 왜 이리 맛있는지 이제 콩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는데 렌틸은 가장 좋아하는 콩 중 하나이다. 렌틸콩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야채를 넣어 끓이는 스프인 삼바는 고소한 첫 맛과 톡 쏘는 뒷 맛에 국과 찌개의 중간 정도 텍스처를 가지고 있다. 삼바는 인도에 와서 처음 먹어 봤는데 된장찌개, 똠양꿍 여러 가지 맛이 떠올랐다.


파니르 파라타와 처트니.


인도 음식을 좋아해 한 번씩 인도 식당을 찾아가지만 한국에서는 로띠나 파라타를 찾기 쉽지 않다. 플레인, 갈릭, 버터 등 다양한 종류의 난들이 메뉴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에 와서 처음 로띠와 파라타를 접했고 통밀의 맛과 식감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역시 난보다 로띠, 파라타가 훨씬 맛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치즈가 들어있으니 파니르 파라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토마토 처트니와 코코넛 처트니를 가져와서 곁들여 봤는데 역시 토마토 처트니가 잘 어울렸다.


커피를 한 잔 더 부탁하고 입가심을 위한 준비를 했다. 좋아하지만 잠시 외면했던 해시브라운, 소시지, 그리고 그릴 토마토를 접시에 담아왔다. 역시 맛있다. 그리고 배가 많이 불렀지만 힘을 내 한 번 더 움직였다. 커드에 뮤즐리와 과일을 넣어 달달하고 상큼하게 1시간 정도의 아주 만족스러운 인도 첫 끼를 마쳤다. 배가 부르자 어젯밤의 긴장감과 피로감이 잠시 다시 떠올라 웃음이 났다. 아주 어릴 때 부터 아빠는 잘 자고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잘 먹고 살았다. 부자였던 적 없고 오히려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엄마는 때우듯 허투루 끼니를 준비하신 적이 거의 없다. 어른이 되어보니 부모님께 감사한 게 너무 많아 가끔은 서러울 정도다.


이제 진짜 다람살라로 떠날 시간이다. 록빠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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