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aramshala, 다람살라 3

#Uncluttered_here_and_there_1

by Savie

비행기 창문 너머로 다람살라 공항이 보였다. 예전에 군산 공항을 몇 번 이용했었는데 비슷한 규모로 보였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승객들이 내려 도보로 이동을 하고 왼쪽 다른 출입구로는 짐가방들이 큰 손수레에 한데 모여 옮겨진다. 공항 청사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대부분이 중간에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어깨를 맞댄 산봉우리들 사이 사이에 걸터 앉은 구름들이 평화로웠다. 다른 세계로 들어왔음을 실감한다.


택시를 타고 40분 정도 구불거리는 도로를 타고 올라 맥간지에 도착했다. 쌀쌀하고 눅눅한 공기에서 2000미터 고도를 실감했다. 히말라야를 뒤로 펼쳐 두고 구석 구석 좁은 미로처럼 이어진 이 마을은 이방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땅이지만 버려진 것과 다를 바 없던 이 곳에서 투쟁하듯 하루 하루를 산 그들의 시작은 얼마나 척박했을까. 다른 어떤 곳에서도 만난 적 없던 다람살라의 아름다움에 한동안 말을 잊고 시간을 잃었다 돌아온 감각의 끝엔 애잔한 슬픔 같은 게 묻어 있었다.


짐을 풀고 테라스에 앉았다. 유난했던 파도에 들고 나기를 지칠 정도로 되풀이 하던 바다가 금새 고요해졌다. 아무렇지 않게 찾아 오는 평화가 얄궃다. 무엇에, 왜 그렇게 휩쓸렸던걸까.


IMG_20190813_075534.jpg



어두워지기 전에 조금 걷고 싶어 밖으로 나왔다. 우선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요가원을 찾아가 등록을 했다. 내일 아침부턴 요가를 할 수 있다. 천천히 메인스퀘어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도인이 보였다. 델리에서 처럼 나의 피부색은 의도치 않게 노골적인 주목을 받았다.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순진한 건지 어리석은 건지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샜다. 전기도 수도도 공급되지 않던 이 곳에 티벳인들이 삶을 일군지 50년이 지났다. 쓸모없이 버려져 있어 티벳인들에게 허락될 수 있었고 오랜 시간의 땀과 노력으로 삶의 터전으로 일궈졌지만 여전히 이 곳은 인도의 땅이다. 이제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해, 달라이라마를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람살라를 찾는데, 공짜로 내어줬던 땅에 주인이 돌아와 먹고 살 길을 찾는 것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에 씁쓸함이 남는 내가 이상한 것이다.


IMG_20190812_194100.jpg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책장을 넘기다 다시 테라스에 나가 앉았다. 파란 물감을 푼 진한 먹물처럼 짙푸른 하늘 아래 사이좋게 둘러 앉은 마을의 불빛이 별처럼 총총했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허하지 않은 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Dharamshala, 다람살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