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aramshala, 다람살라 4

#Uncluttered_here_and_there_1

by Savie

<His Holliness the Dalai Lama's Temple>


달라이라마의 템플을 찾았다. 다람살라에 온 목적은 록빠(Rogpa)이지만, 그것이 티벳과 달라이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조용한 절을 찾아 잠시나마 머리를 비우고 마음의 무게도 덜어내는 평화로운 시간을 좋아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하는 일은 아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20년이 넘게 사용하는 아이디가 2개 정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karma를 담고 있다. 하지만 윤회, 업보 등과 같은 몇몇 불교 용어에 익숙한 것과 그것의 종교적, 철학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다. 불교적 사유, 수련 등의 행위와 거리가 멀뿐 아니라 나의 불교적 지식은 얄팍하고 피상적이다. 그러나 록빠를 찾기 전에 달라이라마의 템플을 찾아가지 않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죄를 짓는 것 같다는 표현은 필요 이상 무거운 감이 있지만 분명 과오라는 생각이 들었다. 록빠를 만나고 싶다면 템플을 먼저 찾아가 그들 삶의 뿌리를 좀 더 깊이있게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또 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존중의 표현이었다.


인력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 온갖 탈 것의 경적 소리가 빽빽히 들어찬 템플로드의 어수선함이 멀어지기 시작하면 이제 전혀 다른 색깔과 냄새를 품은 공기가 주변을 감싸고 숨이 편안해진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타인의 공간과 시간을 침범하는 행동이나 소음으로 불편함을 만드는 이는 없었다. 평화로움이란 단어가 머릿 속에 떠올랐고 말은 곧 공기가 되어 천천히 몸 속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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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 pray that the extablishment of Kalachakra temple may be of benefit to many people and through this temple the teachings and practices related to the Kalachakra tradition will flourish. We also pray that our great spiritual teacher H.H.the Dalai Lama, the human incarnation of the 2nd Kulika Pema Karpo, may live long and that all his noble wishes be realised.


Through the teachings of Kalacharka may the world become free of war, famine, and various other natural calamities. We pray that all the major religious of the world may live in harmoney and develop mutual respect and understanding and that all sentient beings may be happy and overcome suffering. May the aspirations of the Tibetan people to regain their freedom be fulfilled.>


천천히 호흡하며 사원을 둘러보다 법당에서 달라이라마 템플(Kalachakra Tibetan temple)에 대한 기록을 발견했다.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불편함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찾아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익숙하지 않은 불교 용어, 이름들을 짚어가며 조바심을 버리고 더듬더듬 읽어 나가다 공책을 꺼내 문장을 옮겨 적기도 했다. 이 곳이 티벳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세상에 어떤 메세지를 전하는지, 그리고 나와 같은 이방인과 무엇을 얘기할 수 있는지 부족하지만 글자의 힘을 보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었다. 시간의 흐름이 무색해지고 한참을 그렇게 같은 자리에 있었다.


법당을 나오며 좀 전에 조용히 다가와 방석을 내어주신 수도승을 찾아가 합장을 하고 몸을 숙였다. 옅은 미소와 합장으로 답해주셨다. '영속한 따뜻함'이 지배하는 찰나의 경이한 순간이었다. 어제의 것도, 오늘의 것도, 내일의 것도 될 수 없는 그것은 언제라는 한정된 시간에 국한될 수 없는 영속적인 따뜻함이었다. 일년 전 그 때 그 곳에 존해했고, 기억을 되짚는 지금 여기서 여전히 느껴지고, 미래의 어느 날 어떤 곳에서도 살아있는 것이다. Kalachakra.


그 날 밤도 발코니에 나가 짙푸른 하늘, 어두운 산줄기, 불빛을 품은 아랫 마을을 바라봤다. 사원을 찾아 걸어 올라갈 때 나를 감싸돌던 평화로움이 여전히 내 몸을 천천히 환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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