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어둠이 그리운
그게 뭐든 그냥 그대로가 좋다
며칠 전 새벽 산책을 나가서 찍은 사진이다. 인공미 가득한 아파트 단지.
자연스러움이란 찾아볼 수 없는...
달빛과 별빛에 취하고 싶어도 단지 내에 밝게 비춘 조명으로 오롯이 어둠을 즐길 수 없다.
새로운 동네에 어떤 사람이 다닐지 몰라, 아직 단지 밖으로 나갈 용기는 없고 입만 삐죽이 내밀어 본다.
거실 한편에 있던 나만의 작은 공간이 사라지고, 식탁 끝에 어쩔 수 없이 얹어 놓은 랩탑과 필기구.
예정에 없던 강호의 머무름이 앗아간 나의 공간에 대한 아쉬움.
식탁끝에 자리 잡은 공부 공간
굳이 이사해서 없어져버린 밤하늘의 별과 달, 그리고 내 작은 공간이 그립고 그리워지는 날이다.
백일 쓰기/ 예순셋째 날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