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퇴근하면 밥 먹고 침대로 직행. 퇴근 후 책도 읽지 않았고, 글을 한 줄도 쓰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면 속은 더부룩했고, 몸은 무거웠다. 깨어나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랴.
퇴근 무렵엔 오늘은 꼭 책 읽고, 글 써야지 맘을 굳게 먹는다. 허나, 집에만 오면 피곤하단 핑계로 해야 할 공부를 거들떠보지 않는 신종 습관이 자리 잡은 지 벌써 일주일째. 화석처럼 굳어지기 전에 빨리 버려야 한다.
좋은 습관은 길들이는데 반년 넘게 걸리는데, 아니 평생이 걸린다고 해야겠지. 나쁜 습관은 하루 만에 뿌리를 내려온 정신과 마음을 황폐화시키니까. 나쁜 습관이 들어오지 못하게 늘 보초를 서야 하니까.
몸에 나쁜 건 기가 막히게 나를 매혹시킨다. 달달한 캐러멜 팝콘, 스니커즈 바, 아이스크림, 그리고 좋은 습관을 야금야금 먹어치우는 나쁜 습관. 거부할 수 없는 나쁜 남자의 매력처럼.
이놈들! 다 저리 꺼지거라! 나쁜 습관이건 나쁜 남자건!
백일 쓰기/ 예순두째 날(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