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3주 만에 모두 제자리로

나만 그 제자리 찾으면 돼!

by 꼬솜

들어갈 곳 없어 2주간 방황하던 짐까지 모두 제자리 찾아갔다. 다들 물건이 자리 잡은 곳을 익히느라 여기저기 뒤적거리는 게 일. 제자리를 만들어 준 나 조차도 "어딨 더라?"를 입에 달고 사는 중이다. 찾는 물건을 한방에 찾으면 잭팟을 맞은 것 마냥 좋아한다.


비비와 쌔미도 많이 좁아진 집에 제법 적응한 듯하다. 윗집 개가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통에 층간 소음은 여기 사는 동안 어쩔 수 없을 듯. 내년 11월부터 또 짐을 싸고 12월 1일에 뒷마당과 차고가 있는 싱글하우스로 이사 갈 확률이 거의 100프로. 다들 부대시설보다는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그리워하니까. 맘에 드는 집 골라서 은퇴 전까지 더 이상 이사하지 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불편함을 느껴봐야 소중함이 절실해지니까. 당연하게 주어 졌던 것들이 사라진 후에야 더 애틋해지니까.


어쨌건 다들 제 자리 찾아, 안정(?)을 누리고 있는데, 나만 계속 방황 중이다. 무기력함이 정신을 죄다 헤집어 놔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8월. 꾸역꾸역 버티다 보니, 벌써 하순이다. 집중해보려 한들... 가출한 정신은 제자리로 안 돌아오고 있다. 황 그만하고, 여 제자리 찾아가길.


백일 쓰기/ 일흔두째 날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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