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씩 고장 날 나이
바쁘단 핑계로 운동을 못하고, 인스턴트 라면을 자주 먹어서 그런 걸까. 팔을 잘 돌리지 못한 지 꽤 됐다. 팔을 어깨 높이보다 좀 높이 올리거나, 돌리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온다. 팔을 만세 하듯 쭉 뻗으려 애써보지만 올라가지도 않고 너무 아프다. 등 뒤로 팔을 보내도 예전처럼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는다. 오십견이 제대로 왔나 보다. 어젠 퇴근하자마자 빵이랑 우유로 대충 끼니 때우고 새벽 2시까지 장편소설 기획안 초고를 쓰고 일어났는데, 제대로 걷지 못했다. 일할 때, 다리가 좀 불편하더니 이게 뭔 일인가 싶다.
몸이 하나둘씩 고장 나기 시작하는 사십 대 후반. 남편얘기론 육십이 넘으면 고장 날 뿐만 아니라, 몸이 부서져 내린단다. 고장 나는 것도 서러운데 몸이 부서진다니. 어떤 기계인들 24시간 60년 넘게 돌려대는데 버티겠는가. 그러고 보면 사람몸은 참 어메이징 하다 못해 오메~~ 징하다.
병원비가 무시무시한 미국서 그간 별 탈 없이 잘 버텨준 내 몸에 그저 감사했는데, 너무 굴렸나 보다. 자꾸 신호를 보낸다. 좀 쉬라고. 이러다 또 끝이 안 보이는 번아웃이 올지 모르겠다. 할 일은 많고, 체력은 안 따라주니 맘만 급해진다. 앞으론 욕심 덜 부리자. 나를 과대평가하지 말고, 최소한만 하고 더 병들기 전에 나를 지켜내자. 몸도 마음도.
백일 쓰기/ 여든넷째 날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