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스파가 있었다뉘!

깜빡 잊어버린!

by 꼬솜

아파트 안팎에 산책로가 없으니, 산책할 때도 단지 안만 뱅글뱅글. 몸이 계속 찌뿌둥해서 탕목욕이 그리웠으나, 안방 화장실엔 샤워부스만 있에 맘을 접었다. 다른 화장실은 룸메랑 강호가 쓰기 때문에 불편하니까.


길치라 오늘 아침도 정처 없이 떠돌다 중앙 수영장까지 가게 됐다, 오마나! 세상에! 스파가 똭! 어찌나 놀라고 반가웠던지. 진짜 당장이라도 물속에 들어가 뜨끈하게 지지고 싶은 맘이 굴뚝!


이사 온 지 40일째인데,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스파고 사우나고 홀라당 다 까먹었다. 산책로 필요 없다고 수영장 가겠다며 여기로 이사 온 건데, 여태껏 아파트 부대시설을 하나도 못써먹었다.


"이제부터 아무도 없는 아침에, 몸 풀고 출근해야지, 퇴근하고 오면 노곤하니 반신욕 해야지! 혼자 꽁시랑시랑. 막상 퇴근하니, 만사 구찮다. 낼 아침도 이러려나. 구차나서 스파고 뭐고 출근하는데 의의를 두려나.

구름이 예뻐 찍은 단지
귀퉁이에 있는 스파 / 클럽하우스 바로 앞 메인 수영장

몸은 안 쓸수록 귀해지는 게 아니라 더 게을러지고 녹슬어버리는 것 같다. 하루에 한 시간 만이라도 수영장에서 운동하겠다고, 라이프 타임 헬스장에 매달 300불씩 내고, 왕복 40분 걸리는 곳을 부지런히도 다녔었다. 이젠 코 앞에 수영장이 있는데 코빼기도 안 비치니 원!


마음을 담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걸 잊지 말자. 단거 당기는 거, 자꾸 밀가루 음식 먹는 거, 밥 먹으면 바로 자는 거, 다 아침운동 거르면서 온 부작용 같은 느낌이다. 악순환 루틴으로 몸이 점 망가지고 있다, 정신 차리자! 라도 좀 하자! 건강해지기 위해서! 아니, 건강에 나쁜 거 먼저 끊자. 하얀 가루! 내 근처에 오지도 마! 설탕 밀가루 너희 집으로 가버렷! 일단 그것만이라도.



백일 쓰기/ 아흔넷째 날 (6)

매거진의 이전글93. 나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