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솜 Jun 17. 2024

파더스 데이에 생각나는 엄마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를 보다가...

마흔이 넘어서자 엄마랑 지낸 시간보다 엄마 없이 지낸 시간이 더 많아졌다.

행복했던 시간보다 얼굴 붉히며 생채기 내느라 바빴던 스무 해

중고등학생 때 일기장에 수십 번 써 내려갔던 "엄마 미워, 싫어, 나빠!"

그 보다 더 독한 소리도 썼더랬다.


지금 나 보다 훨씬 어렸던 엄마가 짊어졌어야 할, 살아냈어야 할 삶의 무게

짐작조차 할 수 없던 아픔을 삼십 년쯤 흐르고 나서야,

나도 엄마란 무게를 져보니, 희미하게라도 알 것 같다.


아빠도 없는 파더스 데이에, 그저 엄마 생각이 났다.

사각사각 살 얼음 낀 열무김치에 국수사리 넣어 말아줬던 엄마표 국수.

그 국물 한 모금이면 가슴속 알알이 박힌 상처도 녹아내릴 텐데.

효리의 오징어국 같은 마법의 국물이 내게도 있었네.


작가의 이전글 곧 반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