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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즈보드

꼬릿꼬릿 꼬릿 내가 구수구수해질 때

by 꼬솜
골프클럽/ 치즈보드

온갖 종류 치즈와 수제 살라미, 페페로니, 햄

온통 짠 거 천지!


단짠단짠이 여기도 통하나 보다.

달달한 포도와 딸기는 필수!


치즈를 언제 첨 먹었더라?초딩때였던 것 같은데... 요거트, 치즈 다 발효해서 만든 거라 처음엔 꼬릿꼬릿 냄새에 기절할 뻔했다. 하도 맛나다길래 못 이기는 척 입에 댔다가 바로 "으악" 하고 뱉었다. 그 후로 성인이 되도록 치즈가 들어간 피자도 못 먹던 아이!


근데 요즘은 가끔 치즈만 먹을 때도 있다. 네덜란드 갔을 때 수제 치즈 공장서 만든 치즈는 진짜 저세상 치즈였다. 아! 그 꼬소함을 이 비루한 표현력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네.


나이 들어감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 좋아하는 음식이 참 많이 달라졌다. 요거트, 어패류, 순대, 간, 허파, 오징어, 날생선 어릴 땐 입에 대지도 않았던 음식이다. 이젠 매일 아침 그릭 요거트에 얼려 놓은 블루베리랑 체리랑 섞어 먹는다. 조개로 육수를 내면 또 얼마나 시원한가. 순대는 없어서 못 먹고,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허파랑 간은 순대와 찰떡궁합, 오징어는 회 쳐서 먹거나 볶아 먹어도 맛나고, 날생선은 회 떠서 초밥도 척척 만들어 낸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진 못하지만, 보내온 시간만큼 조금씩 달라진 나를 만난다. 음식을 통해 세상을 알아 간다. 내게 오기까지 수많은 과정과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을까. 무작정 거부하지 않고, 열린 맘으로 시도하고, 맛을 알아간다. 그렇게 조금씩 나도 커간다.



백일 쓰기/ 다섯째 날(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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