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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Professional Student

Pro VS Amateur

by 꼬솜

"Professional Student" 프로와 학생은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그런데도 남편, 시어머니, 미국인 친구, 직장 동료는 나를 그렇게 부른다. 끊임없이 사부작대서일까. 한국 친구는 공부를 언제까지 할 거냐 묻는다. "프로"라는 말을 들을 만큼 열심히 한 적 있던가. 그저 영양가 없이 부시럭거릴 뿐...


다시 학교에 다니므로 학생은 맞는데, 15주간 작태를 보면 프로와는 거리가 멀다. 내가 감독관이었다면 최하점을 줬을 거다. 재미없다 징징, 모르겠다 투덜투덜. 더 잘해보려는 욕심만 있었을 뿐, 게으름만 늘어지게 피웠다. 선수라면 다음 경기엔 계약 해지 대상, 회사원이라면 권고사직 대상이다.

굳이 학위를 딸 필요 없다면서, 점수에만 예민하고, 꾸준함과 성실함은 엿 바꿔 먹었는지. 중간고사 보고, 요 정도만 해도 점수가 나오는 거였냐며, 8주 차부터 강의를 흘려들었다. 시험 기간에도 제대로 공부 안 하고 딴짓만 했다. 다행히 제대로 한 방 먹었다. 기말에 성적이 잘 나왔다면, 반성 따윈 안 했을 게 뻔하다.

감사하게도 아직 3학기가 남았다. 호응이 맞든 안 맞든 듣기엔 참으로 거창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남이사 어찌 생각하거나 말거나! 까짓 거! 프로 되어 보자! 아마추어로 남지 말자!

(사족을 붙이자면, 이 말 자체에 비아냥거리는 뉘앙스가 있다.'돈 안 되는 공부를 왜 돈 주고 하냐'는)



백일 쓰기/ 여섯째 날(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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